[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BGF그룹 지주사 BGF가 적자 수렁에 빠진 헬로네이처를 인수한 이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나머지 사업부문에서도 헬로네이처의 적자를 만회할 만한 뚜렷한 성과가 없어 실적 부진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BGF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급감했다. 이 기간 매출과 당기순이익 역시 628억원, 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1%, 43% 줄었다. 영업이익률 또한 21.5%에서 14.4%로 7.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헬로네이처를 자회사로 편입한 영향이 컸다. BGF는 BGF리테일로부터 받는 상표권 및 배당 수익, 헬로네이처, 사우스스프링스, 비지에프휴먼넷 등 자회사 실적을 반영한다.
BGF는 지난해 6월 헬로네이처 지분 50.1%를 취득했다. 친환경 프리미엄 브랜드와 신선식품 운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헬로네이처는 적자만 확대하는 모습이다. 헬로네이처는 지난해 당기손실 34억원을 냈다. 올해 분기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손실폭을 더욱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헬로네이처는 매 분기 영업손실 22억~35억원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름 감안하면, 올해 손실 규모는 100억원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마켓컬리', 쿠팡의 '로켓프레시', 신세계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등이 잇따라 새벽 배송을 실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새벽 배송 시장은 단순 투자를 넘어서서 '치킨게임'을 연상할 만큼의 출혈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새벽 배송 1위 마켓컬리조차 4년 연속 '적자 행진' 하며, 누적 손실액만 600억원에 달한다.
헬로네이처 외 나머지 자회사의 이익 기여도가 낮은 점 역시 BGF로선 부담이다. 지난해 BGF휴먼넷이 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BGF보험서비스(5억원), BGF포스트(20억원), 사우스스프링스(10억원) 등 다른 자회사의 순익 규모도 낮았다.
이에 BGF를 바라보는 실적 눈높이도 낮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간 기준 BGF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4% 급감할 것으로 집계됐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헬로네이처의 실적 부진이 전체 손익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연간 수익 역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역시 의미있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내년 BGF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3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BGF 관계자는 "이커머스 내 모든 플레이어들이 적자를 내고 있어 헬로네이처 만의 이슈는 아니다"라며 "최근 8년 만에 헬로네이처 브랜드를 전면 리뉴얼했고, 업계 최초로 친환경 배송 서비스 더그린배송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