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 1봉지, 버터 0.006g 벚꽃팝콘은 벚꽃 원물 0.0077g 사실상 제품명 표기 위해 함유 맛 대부분은 양념가루가 좌우
제과업계에서는 소량의 원재료를 사용한 뒤 이를 제품명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해태제과 제공>
과자 맛 어떻게 내나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제과업계에서는 과자의 3대 원료로 '옥수수·밀·감자'를 꼽는다. 과자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식품 중 이 셋 중 하나를 바탕으로 만들지 않는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원재료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제과회사들은 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다양한 부재료를 이용해 맛을 낸다. 최근에는 랍스터나 벚꽃처럼 기존에 과자 재료로 쓰이지 않던 식재료를 이용한 신제품도 자주 선보인다.
그런데 과자의 성분을 살펴 보면 눈을 의심하게 하는 문구들이 보인다. 버터맛을 자랑하는 과자에 '버터 0.01% 함유'라고 쓰여 있거나 치킨맛 과자에 치킨이 0.009%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맛'이라는 제품명이 무색할 정도로 원재료가 소량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0.01%를 과자 중량과 비교해 보면 실제 원재료가 얼마나 적게 들어있는 지 가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봄 GS25가 선보인 '벚꽃 팝콘'에 쓰인 벚꽃 원물은 0.0077g에 불과하다 허니버터칩 1봉지(60g ·사진)에는 프랑스산 고메 버터가 0.006g 함유돼 있다. 자숙바다가재를 1.6%나 사용해 상대적으로 원재료 함량이 높은 편인 롯데제과의 오잉 랍스터맛도 g으로 계산하면 봉지당 1.2g이 포함돼 있다. 일반적으로 소금이나 설탕 1티스푼을 15g으로 계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자 한 봉지에 들어 있는 재료의 무게를 측정하는 데는 고성능의 전자저울이 필요해진다는 의미다.
다른 과자들도 마찬가지다. 성분 표시의 맨 앞에 오는 고함량 원재료는 대부분 옥수수나 밀, 감자와 설탕, 유지(튀김용 기름)이며 특정 맛 성분은 늘 성분표시 맨 뒷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과업체들은 왜 이렇게 미량의 성분을 넣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제품명'을 위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 표시기준에 따르면 제품명에 원재료나 성분명을 제품명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해당 원재료와 함량을 표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새우맛 과자'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새우를 넣고 새우가 몇 %나 들어 있는지 앞면에 공개해야 한다. 실제 제품의 맛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더라도 제품명을 위해 원재료를 넣어야 한다는 의미다. 만약 실제 원재료를 넣지 않고 제품명을 지을 경우 허위·과대 광고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실제 대부분의 과자는 '○○ 시즈닝' 등으로 표기되는 양념류가 전체 맛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맛은 대부분 시즈닝 등에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만으로 맛을 내려면 원가가 지나치게 높아져 제품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며 "적절한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시즈닝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미량의 성분이 들어가지만 맛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시즈닝과 원재료들과의 조화를 생각해 적정량을 넣은 것이지 맛에 영향이 전혀 없는데 원재료를 넣는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를 넣은 것과 넣지 않은 것에는 맛 차이가 있다"며 "100% 마케팅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