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강행 처리에 맞설 카드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의원직 총사퇴 등을 만지작거리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당은 2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막을 최후 전략을 논의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불법과 무효의 폭거 정치가 이제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단식하고 있는데 인간적 도리도 저버리는 야만의 정치 시대로 돌입했다"며 "야만의 정치 세력에 어떻게 저항해 자유민주주의와 의회민주주의를 지킬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법안 중 선거법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아시다시피 패스트트랙은 단계마다 모두 불법이고 무효인데, 지금 (본회의) 부의 간주 통보를 봤다"며 "이들의 의회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파괴는 해당되는 법안의 내용을 떠나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12월 3일이면 또 족보 없는 해석을 들이대면서 (공수처법을) 불법 부의하겠다고 사전 예고하고 있다"며 "남은 정기국회에서, 남은 일정 속에서 어떻게 하면 불법을 막아낼 것인지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내에서는 패스트트랙 저지 전략으로 필리버스터, 의원직 총사퇴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카드에 대해 논의가 됐다"고만 했다.
한국당이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고자 모든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하고 있는 만큼 여야 간 극한 대치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도 "제1야당 대표가 목숨을 걸고 국민 절반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 기어이 부의를 강행하는 것은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공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변혁은 전날 회의를 열고 패스트트랙 저지 카드로 필리버스터를 결정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 등 의원들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원천무효·공수처법 반대' 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