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지난주 현대중공업에 이어 25일 현대백화점그룹까지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본격적인 대기업 인사시즌이 시작했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저성장 장기화 등으로 인해 주요 재계 총수들은 대부분의 CEO(최고경영자) 급은 유임해 안정을 추구하는 한편, 바로 밑단에서는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와 세대교체로 차세대 성장동력을 키우는 포석을 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이 이르면 오는 28일 전후로 정기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고, 12월에는 SK그룹과 현대차그룹, 한진그룹 등의 인사가 연이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CJ그룹 등도 인사 시점이 임박했지만 여러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아직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재계에서는 올해 인사의 키워드로 '위기 경영'과 '조직 다운사이징', 신성장 중심의 '세대교체' 등을 꼽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 변수가 어느때보다 커 쉽게 내년 사업을 낙관하기 어렵고, 여기에 근무시간 단축과 일자리 창출 등에 따른 인건비 압박을 줄여야 하는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서도 주요 재계 총수들은 내리막에 접어든 기존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사업 중심으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에 따른 대대적인 세대 교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룹별로는 먼저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7년 구축한 김기남 사장(DS부문), 김현석 사장(CE부문), 고동진 사장(IM부문) 등 '3K'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예상보다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인공지능(AI), 시스템반도체 등 신성장 동력 육성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만큼 기존 체제를 흔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조직을 슬림화 해 대내외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방침 역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이후 수시로 임원 인사를 단행해 조직 역동성을 더하고 있는 만큼 정기 인사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임원 인사를 상시 실시로 바꾼 만큼 올 연말 인사가 있더라도 수백면 단위의 대규모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역시 주요 CEO급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비롯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장동현 SK㈜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대부분 유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아직 취임 1년 밖에 지나지 않아 변동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CEO급을 제외한 임원 직급을 모두 없앤 만큼, 신규 임원 인사 외에 승진 인사 폭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업 전반의 '딥 체인지'를 지시한 만큼 인적 구성은 유지하돼 조직 구조는 큰 폭으로 바꿀 가능성도 감지된다.

LG그룹 역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사임 이후 본격적인 세대교체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최근에는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지 아직 1년 반이라 대대적인 세대교체 시 경영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최근 대내외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 회장이 지난해 사상 최대인 185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고, 이 가운데 상무 승진이 134명으로 작년보다 43%나 늘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CEO급 밑단에서는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이 위기에 대응해 안정을 도모하면서 동시에 혁신도 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떠안고 있는 만큼 인사에 대한 고민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 인사를 보면 주요 재계 총수들이 안정에 방점을 두는지, 변화에 더 방점을 두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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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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