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네 차례나 바뀐 달 탐사 계획이 다시 수정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9월 기존 달 탐사 계획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달 궤도선 발사 시기와 운영궤도 등의 변경을 발표한 지 불과 두달여만이다.

25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NASA(미국항공우주국)는 궤도 변경으로 인한 영향성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달 궤도선의 궤도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달 궤도선은 달 주위를 돌며 지형관측, 착륙선 착륙지점 정보 수집,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실험 등을 진행하는 탐사선이다.

당초 지난 9월 발표된 변경안은 달 궤도선을 9개월은 타원궤도(100×300km)에서, 이후 3개월은 원궤도(100×100km)에서 운영하는 것이다. 애초 계획은 원궤도(100×100km)에서만 12개월간 운영하는 것이었다.

이 변경은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코자 결정됐다. 달 궤도선의 애초 중량 목표는 550㎏였지만 실제 설계하고 시험모델을 개발하면서 678㎏까지 늘어났다. 연구 현장에선 중량이 늘어났기 때문에 연료 부족으로 궤도선이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거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일부 연구진은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고, 현 설계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쪽과 대립하고 갈등을 빚으면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과기정통부는 달 궤도를 바꿔 연료를 절감하자는 방안을 내놨다. 타원궤도를 9개월간 운영하면 원궤도만 이용하는 것보다 연료사용이 줄어 1년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 변경안은 핵심 협력 기관인 미국 NASA가 난색을 보이면서 두 달 만에 다시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NASA는 달 궤도선에 달 영구음영지역(PSR·Permanent Shadow Region)을 비롯한 달 표면 이미지를 찍는 '섀도캠'(ShadowCam)을 탑재할 예정이다. 섀우캠은 원래 궤도인 100×100km 궤도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NASA는 달 궤도를 타원+원 궤도로 변경하는 한국의 방안에 대해 즉각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궤도 변경으로 섀도캠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10월 열린 항우연과 NASA의 대면 회의에서, NASA는 현 설계를 유지하는 범위에서 전이궤도 변경을 통한 연료 절감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NASA가 새로 제시한 궤도를 따르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달 탐사를 처음 진행하는 우리 연구진이 쉽게 수용을 결정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결국 과기정통부는 9월에 NASA와 협의 없이 궤도 수정을 성급하게 공식 발표해 혼선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과기정통부는 "(달 탐사) 사업을 최대한 빨리 정상화하고, 추후 NASA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잦은 계획 변경으로, NASA와 달 탐사 협력이 아예 틀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사업) '백지화'가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타원-원 궤도를 제안했으나, 나사가 다른 궤도를 제안해 항우연과 나사가 논의하는 중"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18일에는 해명자료를 내고 "NASA는 우리 달 궤도선 사업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표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까지 옛 소련(지금의 러시아),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등 6개국이 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인 달 궤도선을 개발했고,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달 표면에 착륙선을 보내는 데 성공한 국가는 옛 소련, 미국, 중국 등 3개국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인도가 달 표면 착륙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연합뉴스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준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