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4일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발표 과정에서 일본 측이 취한 일련의 행동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특히 일본측에서 일본 외교의 승리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이런식의 행동이 반복된다면 한일 간 협상 진전에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된다"며 사실상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일본의 행동에 대해 몇가지 지적하겠다"며 "만일 이러한 입장을 가지고 일본이 우리와 협상을 했다면 우리가 애당초 합의를 할 수가 없었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지소미아 연장과 WTO 제소 절차 철회 의사를 일본 측에 알려왔다는 점이 일본 언론에서 사전에 보도가 된 것 △오후 6시 정각에 서로 동시에 발표하기로 한 약속을 어긴 것 △일본측이 합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부풀려서 발표한 것 등을 문제삼았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사전에 WTO 절차 중단을 약속해 협의가 시작 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 23일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하고 난 다음 일본 측이 그제서야 우리와 협의하자고 제의해와 그때부터 외교 채널 간 협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했다.

이어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3개 품목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사안이 존재한다고 주장했고, 앞으로도 개별심사를 통한 허가 실시 방침에는 변경이 없다고 발표했는데 이것도 한일 간에 사전에 조율한 내용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일본의 일부 언론 보도는 정말 실망스럽기 이를 수 없다"며 "예를들면 '한국이 미국의 압박·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일본의 외교 승리다', '퍼펙트 게임이었다', 하는 주장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으로 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이 먼저 결단을 하고 난 다음 일본이 접근해오면서 협상이 시작됐고, 큰 틀에서 보면 문 대통령의 원칙과 포용의 외교가 판정승한 것이다, 이렇게 오히려 평가한다"고 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를 6시간 남겨두고 지소미아의 조건부 연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요구했던 일본 수출규제 철회조치는 이뤄지지 않아, 일각에서는 한국이 일방적으로 지소미아만 연기해준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한편 이 관계자는 싱가포르 총리와 브루나이 국왕의 정상회담 행사 과정에서 청와대 주변의 시위대의 방해가 있었다면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브루나이 국왕 국빈 행사의 경우에는 애국가와 브루나이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시위대가 큰 소리로 음악을 틀고 소음을 계속 내 오히려 애국가 연주 소리가 더 작게 들리는 상황이 연출돼 아주 민망하고 황당했다"며 "경호처·외교부에서 종로 경찰서에 공문을 보냈고, 종로 경찰서에서 시위대에 몇 차례나 협조를 부탁드렸는데도 이런 상황이 발생해 매우 걱정스럽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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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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