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이 2년 전에 비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저소득층은 일해서 버는 근로소득이 갈수록 줄고, 정부지원금 등 외부 지원금을 말하는 이전소득이 전체 소득의 절반에 달하는 등 이전소득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정부 지원금이 없으면 저소득층은 사실상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세금, 연금, 건강보험료, 대출이자 등 매달 고정적으로 내야 하는 '비소비지출액'은 갈수록 늘고 있어 가뜩이나 팍팍한 저소득 취약계층의 삶은 '빈곤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구조로 가고 있다.

이런데도 정부는 저소득층 소득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늘어난 것을 두고 "소득주도 성장의 결실이 보인다" 등 자찬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외화내빈' 통계에 취해서는 세금 도둑만 키울 뿐 제대로 된 정책 대안을 내놓을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전국 가구원 2인 이상)의 월평균 소득은 137만4000원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3분기 141만6300원에 비해 약 3.0%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131만7600원에 비해선 4.3% 증가했다. 2년 전에 비해선 감소했는데도 작년에 비해 소폭 증가한 것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이 소득주도성장이 결실을 보이고 있다고 한 것은 '어불성설'이다.

소득주도성장이 결실이 보이기는커녕 저소득층은 갈수록 '몰락'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다. 근로소득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소득이 그나마 제자리걸음을 할 수 있는 것은 정부 지원금 등 이전소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 복지 재정 확대로 저소득층 소득 감소를 겨우 막고 있는 것이다.

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이전소득은 67만3720원으로 작년 동기 60만4714원보다 7만원 가량 늘었다. 2017년 3분기 50만4545원과 비교하면 2년 새 17만원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매년 감소했다. 올 3분기 이들의 근로소득은 44만7697원으로 전년 동기 47만8859원보다 3만원 넘게 줄었고, 2017년 3분기 61만8446원에 비해선 17만원 가량 감소했다.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갈수록 감소하는 데 비해 고소득층의 근로소득은 갈수록 증가해 빈부격차는 더 커지는 추세다. 소득 상위 20% 가구의 근로소득은 최근 2년 새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들의 근로소득은 올해 3분기 762만4296원으로 작년 동기 730만2259원에 비해 33만원 가까이 늘었다. 2017년 3분기 655만9470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근로소득이 월평균 110만원 가까이 늘어났다.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 당장 파산할 처지인 저소득층은 매달 고정적으로 내는 비소비지출마저 계속 늘고 있다. 3분기 1분위 월평균 소득(137만4400원)에서 비소비지출(34만8799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5.4%로 작년 3분기 23.3%보다 2.1%포인트 증가했다. 역대 최대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의) 소득격차가 완화됐다는 발언은 1분위 계층을 화나게 하는 것"이라며 "이전소득으로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정책은 결국 하위 계층에 대한 불평등을 더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재정 퍼주기 정책은 법치주의를 후퇴시키고 정부의 권위를 약화할 수 있다"며 "최근 철도노조와 톨게이트 노조 파업도 이런 재정만능 확장재정과 직접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성승제기자 bank@dt.co.kr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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