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고심’ 유상호 부회장 등판 예고…“대항마 없어”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내년 2월부터 임기를 시작할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인선 작업이 이번주 본격화할 전망이다. 공모 마감까지 단 열흘 남은 만큼 금융투자업계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며 기선제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특히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의 내년 협회장 출마 가능성을 포함, 내달 4일 공모 마감일을 앞두고 막바지 물밑 인선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이 촉각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유 부회장을 만났다는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유 부회장에)출마 여부를 묻자 '고민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이르면 이번 주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력 후보로 점쳐졌던 유 부회장의 출마 선언이 공식화하면 회원사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워낙 업계 경험이 많이 대관 업무 등에도 능한 유 부회장이 등판한다면 협회장 선거는 싱겁게 끝날 수밖에 없다"며 "유 부회장이 출마에 있어 결격 사유가 없고 본인의 출마 의지가 있다면 확률이 무척 높고, 아마 대항마가 거의 없는 수준일 것"이라고 전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출신 간 경쟁구도도 점쳐진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건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과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 부회장이 자천타천 하마평에 계속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는 것은 업계 바람이 그만큼 담겼다는 얘기"라며 "은행 업무 등과 달리 금융투자업계는 얽힌 시장 플레이어가 많기 때문에 연륜이 뒷받침된 후보들로 전면배치돼야 한다는 시각이 크다"고 말했다.
금투협회장 선거의 경우 다른 유관기관장 선거와 달리 회원사들의 직접 투표로 이뤄지는데다 특정후보를 낙점하는 정부 입김이 없어 공모 열기가 뜨거운 편이다. 실제 금투협은 출범 후 4대 회장 자리를 모두 증권사 대표 출신이 맡아왔다.
연말 또는 내년 초 임기를 마치는 중소형증권사 대표들과 과거 협회장 선거에 등판했던 이들도 계속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투협 회원이사인 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를 비롯해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 등은 물론, 황건호 전 금투협 회장과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 등이 포함된다.
한편 금투협은 지난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제5대 회장 선거를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발족했다. 회추위는 회장 후보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최종 후보자 선정은 일반적으로 한 달쯤 걸린다. 회추위는 외부압력을 차단하기 위해 2000년 이후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후보가 정해지면 금투협 회원사인 증권사·자산운용사·선물회사·부동산회사 등 296개사가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중 회장을 뽑는다. 정회원사 과반의 출석으로 임시 총회가 열리면 출석한 정회원사가 절반이 넘게 찬성한 인물이 회장으로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