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이, 사람 인, 같을 동, 마음 심, 그 기, 이로울·날카로울 리, 끊을 단, 쇠 금.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면 그 날카로움이 단단한 쇠라도 끊을 수 있다는 의미. 주역(周易)에 나오는 말이다. 벗과 진정한 우정을 얘기할 때 주로 쓰이지만, 합심(合心)해 난관을 극복하자고 할 때 자주 인용되기도 한다. 이인동심 기리단금은 '동심지언(同心之言) 기취여란(基臭如蘭)'과 대구를 이룬다. '서로 한 마음 되어 하는 말은 그 향기가 난초 향과 같다'는 의미로 또 다른 모습의 우정을 묘사한다. 전구(前句)가 벗들 사이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굳건하고 활달한 교제를 일컫는다면, 후구(後句)는 드러나진 않지만 생각이 같아 생기는 조화로움이 마치 난초향 같이 그윽하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금(金)과 난(蘭)을 따와 금란지교(金蘭之交)라는 사자성어가 만들어졌다. 쇠도 자를 수 있는 기개와 절개의 관계이지만 또한 난초의 향기 같이 은은하고 고상(高尙)함이 묻어나는 우정을 설명한 말이다. 친구 사이 의리와 정의(情誼)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는 많지만, 금란지교처럼 깊은 의미를 갖는 말은 별로 없다. 예로부터 군자(君子)와 선비는 목숨을 걸고 의리를 지키는 것을 교우의 근본으로 여겼는데, 그 중에서도 금처럼 단단하고 변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드러내지도 않는 은근함을 이상적 모델로 삼았다.
이해타산에 따라 의리와 정분을 여반장(如反掌)처럼 하는 세태에 금란지교와 '이인동심 기리단금'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요즘이다. 특히, 세밑에는 친구 지인들과 송년회를 갖는데, 오랜만에 마주한 자리에서 과연 '단금'과 '여란' 같은 우정을 나누고 있는지 돌이켜보는 것도 헛된 일은 아닐 것이다. 이인동심 기리단금은 비단 친우관계에만 한정된 말이 아니다. 사람이 모이는 어떤 조직이든 합심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열쇠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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