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자가 방사능 물질 없이 산화철 나노자성입자를 통해 암의 발병 부위를 찾아낼 수 있도록 개발한 'MPI 장비'. ETRI 제공
암과 특정 질병 진단에 널리 쓰이는 PET(양전자단층촬영)를 대체할 새로운 의료영상기기가 개발됐다. 임상 실험과 질병 진단을 위한 추가 연구 등을 거쳐 앞으로 7년 내 상용화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나노미터 크기의 산화철 입자의 위치를 통해 암을 포함한 특정 질병을 찾아내는 의료영상기술(MPI)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병원에서 활용되는 의료영상장비는 X-레이, MRI, PET 등 세 가지로 나뉜다. X-레이는 골격을 촬영해 진단하며, MRI는 인체구성물질의 자기적 성질을 측정해 질병을 진단하는 해부학적 영상장비다.
PET는 방사능의약품을 먹거나 주사로 투여한 뒤 방사능 물질의 위치를 찾아 암 위치를 파악하는 장비다. 다만 단순 검진이나 진단 목적으로 PET를 사용할 경우 방사능 피폭 우려가 있다.
연구팀은 산화철이 인체에 무해하고, 자성을 띤다는 점에 착안해 자기장을 통해 산화철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질병을 찾을 수 있는 항원-항체가 코팅된 산화철 입자를 생체에 주입하면 질병 발생 부위에 가서 붙는다. 이후 산화철 입자에서 나오는 신호를 확보해 3차원 공간정보과 결합, 정확한 위치를 영상으로 판별할 수 있다. 해부학적 정보뿐 아니라, 정확한 질병 부위를 확인할 수 있으며, 부착하는 항원-항체에 따라 다양한 질병을 탐색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기술은 필립스, 마그네틱 인사이트 등 두 개 기업만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수 ㎾전력공급 시스템이 필요하고, 열을 식히기 위한 대형 냉각시스템도 필요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 기기는 크기가 가로 170㎝, 세로 60㎝로 비교적 작고, 기존보다 소모 전류량이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냉각장치도 필요 없어 제작 가격이 줄일 수 있다.
홍효봉 ETRI 지능로봇연구실 박사는 "항원-항체 활용 종류에 따라 다양한 질병을 탐색할 수 있는 저렴하고 효과적인 진단기술"이라며 "기술 고도화를 통해 복개를 통한 조직검사가 아닌 나노 자성입자를 투여해 간단한 검사로 암의 위치를 판단하고, 검진과 동시에 치료까지 가능한 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릴 예정이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화여대, 을지의대 등이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