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신한카드 '을지로 아트위크'의 전시 공간, 현대카드 '뉴 레트로' 포스터, 광주은행 '레트로 통장' 포스터, SBI저축은행 광고. 홈페이지 캡처 및 각 사 제공
'80년대 은행 통장, 가수 혜은이의 노래를 패러디한 광고까지….'
금융업계가 레트로(복고) 열풍에 빠졌다. 고즈넉한 노포 등으로 중장년 층에게 사랑받던 서울 을지로가 청년 층 사이에서 일명 '힙지로(힙한 을지로)'로 인기를 끌자, 옛 공간을 활용한 문화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달 1일 지하철 을지로3가역 지하보행로 기둥과 유휴공간에 '을지로사이'라고 이름 붙인 공간을 오픈했다. 지하철 역사 내에 설치된 '을지로사이'는 1970~80년대 소규모 제조산업의 공간으로서 을지로의 의미를 부각한 전시공간이다. 또 신한카드는 지난달 16일서부터 20일까지 을지로2가 사거리 일대의 12개 공간에서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을지로 아트위크'를 진행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년 전 을지로로 사옥을 옮긴 뒤 이 일대 지역에서 지역상생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면서 "최근에는 청년층 세대에서 '힙지로'로 인기를 끌고 있다보니 을지로 아트위크와 같은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카드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뉴-레트로(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신조어)'라는 주제로 문화 콘텐츠를 진행한 바 있다. 현대카드가 지난 2015년 서울 용산구에 지은 음악 전문 도서관인 뮤직라이브러리에서는 80년대 유행했던 '씨티팝'을 비롯해 뉴레트로 뮤직을 테마로 한 바이닐(LP)들을 전시했다. 또 '뉴레트로 셀프쿠킹'이란 이름 아래 다방 커피 등 추억의 음식을 맛보고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일 가수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꺼야'를 패러디한 광고를 공개했다. 이는 과거 유행했던 대중가요를 저축가요로 개사한 SBI저축은행의 기업PR캠페인이다. 앞서 1차 캠페인 때는 혜은이의 '제3 한강교'를 패러디해 '월급은 흘러갑니다'로 개사한 바 있다. 실제 이 두 영상은 유튜브에서 537만 조회수를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달 11일 창립 51주년을 기념해 80년대 수기통장의 디자인을 리뉴얼한 '레트로 통장'을 8만권 한정판을 출시했다. 레트로 통장은 당시 사용했던 레자크지 종이를 사용해 옛 통장의 느낌을 재현했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성세대는 옛 향수를 느끼고, 청년층은 이전에 못 보던 문화에 신기해하며 다양한 연령층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앞으로도 레트로를 활용한 금융권 마케팅이 다양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