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단계적 인원 감축
석사전문연구요원 300명 줄어
이공계 기피현상·인력난 커질듯
과학·산업계 "개선안 마련 시급"





병역 대체복무 감축

정부가 대체복무 인원을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키로 함에 따라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과 산업발전에 기여해 온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 제도의 근간이 흔들리게 됐다. 이공계 우수 연구인력과 산업계 기술·기능인력을 과학기술계와 산업계 현장에 유입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 대체복무 인력이 사실상 감축된 것이다. 가뜩이나 심화하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과 우수인재의 해외유출 가속화, 기업의 인력난 심화 등 여러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과학계와 산업계는 대체복무 인원 감축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개선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그동안 국방부는 향후 인구절벽에 의한 병역자원 부족, 현역복무와의 형평성 논란 등을 이유로 대체복무 배정인원 감축을 추진해 왔다. 당초에는 2500명에 달하는 석·박사 전문연구요원을 3분의 2 수준으로 줄이려다 과기정통부, 중기부, 교육부 등 관련 부처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지난 7월 일본 수출규제 이후 핵심기술 자립화가 국가적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이에 대응할 전문연구요원을 축소해선 안 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감축을 최소화하는 대신 공익성 강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해 왔다.

결국 박사 전문연구요원 인원은 현행 1000명을 유지하지만 석사급 전문연구요원은 300명 감축키로 했다.

박사 전문연구요원의 경우 인원을 줄이지 않는 대신 박사학위 취득과 기업·연구소 등 1년의 현장 복무 등을 의무화해 공익성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3년의 복무기간 중 2년 동안 박사학위를 반드시 취득해야 하고, 나머지 1년은 중소·중견기업, 특정연구기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서 복무해야 한다. 이 조치는 2020년 박사과정에 진학해 2022년부터 박사 수료생에 편입된 인원을 대상으로 적용한다.

이와 달리, 중소·중견기업의 핵심 연구인력으로 배치돼 기업의 기술혁신에 기여하고 있는 석사 전문연구요원은 현행 1500명에서 1200명으로 감축됐다. 정부는 배정 인원을 줄였지만, 연구인력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에 우선 배정할 계획이다. 이들의 기업 배정인원을 올해 1062명에서 2020년 1200명으로 늘려 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대학부설연구소 등은 젊은 신진 연구인력을 기업에 빼앗겨 현장 연구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려 연구수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정부가 병역복무라는 이유로 이들의 진로선택을 사실상 제한한다는 점에서 불만의 소지도 크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미래인재정책국장은 "당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감축인원이 크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국가 과학기술과 산업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철저히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번 대책 중 석사 전문연구요원의 18개월 복무 후 대기업 전직을 전면 차단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대기업이 차별받게 되는가 하면, 전문연구요원 선발 및 배정 방식에 관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아 현장에선 당분간 큰 혼란이 있을 것으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민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석사 전문연구요원 인원 감축은 아쉽지만, 박사 전문연구요원 정원은 현행대로 유지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며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안정적인 제도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선발의 형평성 확보와 국가 기여도 확대 등을 위해 과학기술계도 같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서울대, KAIST 등 대학원 15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는 '전문연구요원이 없었다면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취업했을 것'이라고 답해 전문연구요원 감축이 이공계 우수 인력의 해외 유출을 가속화하고, 학업 대신 취업으로 진로를 바뀌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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