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수입규제 38건 3년만 최다
美·유럽 외 인도 등 규제 늘어
아시아國 자국산업보호 내세워
상계관세제도·세이프가드 늘듯
"정부 통큰 규제완화·투자 절실"



수출한파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수출 부진에 미·중 무역전쟁, 전 세계로 번져가는 자국 우선주의(보호무역)로 우리 수출 전선이 휘청이고 있다. 이대로면 내년 역시 올해와 마찬가지로 우리 수출이 두자릿수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들어 보호무역의 '전염병'은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추세다. 21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규 조사를 시작했거나 조사 중인 대 한국산 수입규제 건수는 38건으로,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한달여의 기간이 더 남아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전체 규제 건수 역시 207건으로,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의 경우 미국과 유럽 외의 제3국에서의 수입규제가 늘어나는 추세다.

인도의 경우 2011년 19건에 머물렀던 반덤핑 조사개시 건수가 2016년 69건까지 급증했고, 상계관세 조사 역시 역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단 2건에 불과했다가 지난해에 무려 10건이나 쏟아져나왔다. 아르헨티나와 중국, 캐나다, 대만 등도 인도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제3국 수입규제 강화의 유탄은 고스란히 우리나라에도 떨어졌다. 올해 진행 중인 38건의 대 한국산 수입규제 신규조사 가운데 인도가 무려 10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중국(3건), 인도네시아(3건), 필리핀(3건) 등의 비율도 높았다. 대륙별로 보면 신흥국이 많은 아시아에서 무려 21건의 신규 조사가 발생했다.

품목별로는 철강에서 무려 15건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사를 시작해 약 40%를 차지했다. 화학(5건)과 플라스틱·고무(5건), 섬유(2건) 등 주로 기초 제조업에서 규제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무역협회가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추이는 2016년 51건을 시작으로 2017년 44건, 2018년 59건, 2019년 42건 등 매년 40건 이상씩 이어지고 있고,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 부과한 건수는 중국(192건)과 인도(43건)에 이어 세번째인 33건에 이른다.

강력한 산업 육성 정책을 펴고 있는 인도 역시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규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올 한해 동안 한국이 규제 대상에 포함된 세이프가드 조사는 총 15건인데 모두 개발도상국에서 취해졌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내년에도 인도·대만·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상계관세제도 활용과 개도국들의 세이프가드 조치 활용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물론 미국과 중국 간 극적인 화해에 따른 세계경제 급성장과 반도체 시황의 극적 반등과 같은 호재로 수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막연하게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제3국으로까지 번져가는 보호무역 기조는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인 만큼 여건이 나아지길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간 전쟁이 빠른 시일 내에 끝나기를 기대하긴 어렵고, 세계에 번저가는 보호무역 움직임 역시 미·중 전쟁이 전환점을 맞지 않는 한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수출이 GDP(국내총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통상이나 외교로 돌파구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메모리반도체처럼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거나 아니면 바이오나 자율주행차 같은 신성장사업을 키워 시장을 다각화 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통 큰 규제완화와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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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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