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가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국회 본청 앞 천막에 한국당 당직자들을 24시간 교대 근무하도록 배치해 '갑질 단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은 황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 20일부터 주간(오전 8시~오후 8시)과 야간(오후 8시~다음날 오전 8시)으로 나눠 당직자들을 4명씩 2교대 하도록 근무를 지시했다. 근무자들은 황 대표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거나 거동수상자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방호하고, 취침 시간 대 주변 소음 등을 제어하는 업무를 부여 받았다. 김성태 전 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식 투쟁을 하면서 폭행을 당했던 전례 등을 고려해 사건·사고를 사전에 막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특히 근무자 배정표에는 '당 대표 지시사항'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당직자들을 강제동원한 '황제 단식', '민폐 단식'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황 대표 취임 이후, 장외투쟁에서 삭발로, 다시 단식까지 한다. 황 대표가 아무리 원외 인사라지만,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게 야당 대표의 역할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더군다나 단식투쟁 천막 배정표를 보니, 4명씩 하루 2교대로 근무를 하고, 30분마다 건강체크, 거동 수상자 접근제어 등 취침에 방해가 안 되도록 소음제어, 미근무시 불이익을 주는 근무자 수칙까지 배포된 상태"라고 문제 삼았다. 박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소통 노력(국민과의 대화)을 '쇼통'이라 비판했던 한국당이 이제 자당의 뜬금없는 단식투쟁을 무엇이라고 명명할 것이냐"며 "황 대표는 보여주기식 '단식투쟁'을 중단하고 '민생논의'에 집중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자신의 SNS에 "단식을 하면서 이렇게 폐를 많이 끼치는 건 처음 본다. 국민에 폐 끼치고, 정치권과 자기 당에 폐 끼치고, 하위 당직자에 폐 끼치는 단식을 뭐하러 하느냐"며 "천막을 지키는 당직자들이 무슨 죄냐"고 따졌다.
한국당 당직자들은 발끈했다. 한국당 사무처 노동조합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당 대표가 단식 투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사무처 당직자가 단식 농성장에서 밤샘 근무를 서며, 여러 가지 '비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며 "한국당 사무처 당직자 일동은 황 대표의 단식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앞으로도 더욱 치열한 자세로 모든 것을 걸고 강력하게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투쟁'을 하던 중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