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황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단식 투쟁을 시작한다"며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바로 전날 '국민과의 대화'에서 현안에 대한 타협 여지를 전혀 보이지 않은 직후 나온 황 대표의 단식 농성으로 정국은 급격히 얼어붙게 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황 대표의 단독회담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범여권은 패스트트랙에 올라 탄 선거법개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고 표결처리할 태세다. 당내에선 지도부 총사퇴와 당 해체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의 대표로서 몸을 던져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의 단식 농성에 대해 다른 당들은 '민폐 단식' '명분이 없다' '뜬금없다'는 식으로 논평을 냈다. 단식이란 신체를 이용한 가장 강력한 투쟁 방식이다. 보통 단식에 들어가는 이에게는 완곡한 만류가 먼저다. 그럼에도 여야는 날선 비판을 하고 나섰다. 그만큼 타협이 어렵다는 얘기다. 지소미아 파기 철회와 공수처법 포기에 대해서는 바른미래당 등 일부 야권도 황 대표를 지지해줄 만하지만 현재로선 기대 난망이다.

정치권의 극한 대립은 결국 국민 피해로 돌아온다. 그런 의미에서 야당 대표의 단식 농성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다음 달 사실상 문을 닫는 20대 국회는 아직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이 산적해있다. 데이터3법 등은 민생 뿐 아니라 경쟁이 치열한 미래산업에서 국가 산업경쟁력을 좌우할 중대한 법제다. 황 대표가 당내혁신과 보수통합이 요구받는 절실한 때에 거리에 나앉는 것이 과연 현명한 전략인지는 한국당과 진영의 문제다. 국민 입장에서는 그의 단식 농성이 가져올 경색된 정국으로 인해 국정이 계속 장외 파국으로 가는 건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은 지소미아 종료, 공수처 설치, 선거법 개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해야 한다. 제1야당 대표의 극한 투쟁을 부른 제1원인은 결국 '외곬 국정운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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