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6년부터 지방세 체납자 명단을 실명 공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체납자들의 세금 납부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습 체납자들의 명단은 제도 시행 3년째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20일 지방세 고액·상습 체납자 906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이 내지 않은 세금은 4764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1년 이상 체납한 세금이 1000만원 이상인 이들을 고액·상습 체납자로 규정하고 있다. 올해 명단공개 대상자는 지난 10월 각 지자체 지방세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다만 체납액의 30% 이상을 납부했거나, 소송 등 불복 청구 중인 경우엔 제외된다.

체납액이 가장 많은 개인은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였다. 오 전 대표는 지방세 138억4600만원을 내지 않았다. 그는 저축은행 불법·부실 대출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오 전 대표는 전국에서 3년 연속 고액 체납자 개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 고액 체납자 2위와 3위는 지난해와 같았다. 오정현 전 SSCP 대표가 103억6900만원을 체납해 2년 연속 2위로 집계됐고,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은 83억5300만원을 미납해 3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35억500만원)은 2년 연속, 전두환 전 대통령(9억1600만원)은 4년 연속 공개 명단에 올랐다. 3년 연속 공개 대상이었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은 사망 사실이 확인돼 명단에서 빠졌다.

정부가 체납자 명단을 공개하기 시작한 것은 사회에 '성실납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지난해부터는 지방세외수입금을 체납한 이들의 명단도 공개하고 있다. 행안부 고규창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로 지방세와 지방세외수입의 자진 납부를 유도하고 성실 납세자가 존경받는 성숙한 납세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단 공개가 고액·상습 체납자들의 자진 납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지방세외수입금 체납 명단 공개 대상인 기노시다시게다까(이석렬) 씨의 경우엔 일본으로 귀화해 2016년 이후 한국에 입국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스스로 들어오지 않으면 (세금 징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고액·상습 체납자 대부분은 실질적으로 사업이 어려운 상태에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명단을 공개했다고 해서) 징수로 직접 연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도의 취지는 명단 공개를 통해 납세에 대한 의무를 인지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은진기자 jineun@dt.co.kr

고액·상습 개인 체납자 '상위 10' 명단. 행정안전부 제공
고액·상습 개인 체납자 '상위 10' 명단. 행정안전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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