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大學서도 `홍콩시위` 찬반갈등 격화

지지 표시 서울대 '레넌벽' 훼손
서울대생 "경찰에 고소장 제출"
한양대 대자보 앞에서 대치도
연세·고려대 등도 긴장감 고조
서울대 교내에 설치돼 홍콩 시민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표시했던 '레넌 벽'도 그 일부가 훼손됐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과 중국 유학생들 간의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하 홍진모)은 "오전 레넌 벽 일부가 훼손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홍진모에 따르면 홍콩 시민들에게 보내는 응원 문구를 포스트잇에 적어 부착할 수 있도록 해 둔 전지 두 장 중 한 장이 사라졌다. 일부 찢어진 가장자리만 남아 있는 상태다.

홍진모는 "19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건물 한 벽면에 레넌 벽을 설치했다. 레넌 벽은 1980년대 체코 공산정권 시기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프라하의 벽에 비틀스 멤버인 존 레넌의 노래 가사와 구호 등을 적어 저항의 상징으로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

지난 13일 한양대 인문과학관 1층에 마련된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앞에서는 중국인 유학생 50여명과 한국인 학생 10여명이 대치하기도 했다.

또 연세대에서는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 한국인 대학생들'이 최근 캠퍼스 곳곳에 내건 '홍콩 해방' 문구 현수막이 신원 불상의 인물들에 의해 세 차례 무단 철거되는 일이 발생했다.

학교 측은 해당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았다고 밝힌 가운데 현수막을 내건 측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는 게시된 날인 지난 11일부터 '훼손'과 '보수'가 반복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도 홍콩 지지 대자보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대에서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 대자보가 등장했다. 최근 부산대 문창회관 인근 학생회 전용 게시판에 '홍콩 민중의 지팡이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