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손정의 통합합의서 채택
가입자 1억 인터넷플랫폼 탄생
AI·핀테크 분야 시너지도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연합뉴스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연합뉴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야후재팬과 라인의 경영 통합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인터넷 패권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번 빅딜로 양사는 1억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견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네이버는 18일 "라인과 Z홀딩스는 경영통합에 관한 공동 이해를 바탕으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며 "본 계약은 연내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인은 네이버가 70%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야후 재팬은 소프트뱅크가 지분 40%를 가지고 있는 Z홀딩스가 최대주주다.

양사는 각각 50%씩 출자해 라인을 합작회사로 만든다. 양사는 지분조정을 통해 동등한 비율로 라인의 의결권을 보유하게 된다. 라인은 라인의 전체 사업을 라인운영회사에 승계한다. 합작사 밑에는 Z홀딩스가 통합지주사로 자리하며, 그 아래 라인운영회사와 야후 재팬이 자회사로 있는 형태다.

일본 현지에서는 손정의 회장의 지난 7월 방한이 양사의 경영통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잇다. 당시 손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접견한 후 이해진 GIO를 비롯한 한국의 기업 대표들과 회동하는 자리를 가졌다. 손 회장은 문 대통령과 만나 AI(인공지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대통령은 네이버가 한국과 일본, 유럽, 동남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를 구축하고 미국·중국 글로벌 인터넷 기업에 대항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네이버 데뷰 2019' 현장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라인과 야후 재팬의 통합으로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 맞설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라인은 8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야후 재팬의 이용자는 5000만명에 이른다. 양사의 경영 통합으로 1억명에 가까운 이용자 기반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는 일본 및 아시아 최대 이용자 기반이다. 양사는 이를 바탕으로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측은 자료를 통해 "시너지 창출을 통한 미래성장 가능성을 높이며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AI 기반의 새로운 기술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핀테크 분야에서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소프트뱅크와 라인페이는 일본 간편결제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중이었다. 소프트뱅크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는 일본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라인은 일본에서 '라인페이'의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비를 쏟아붓던 참이었다. 라인이 라인페이 마케팅비로 활용한 금액은 지난 2분기에만 3000억원이 넘는다. 일본 정부가 '현금없는 사회'를 정책 목표로 잡고 있어, 양사간 경영 통합으로 간편결제 사업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위수기자 withs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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