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시한 직전 막판회담 있지만
韓·日 평행선 입장, 반전 어려워
23일 0시 직후 불만 표출 예상
방위비 증액·高관세 압박 거셀 듯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차 태국을 찾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과 포토세션을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차 태국을 찾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과 포토세션을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촉구 메시지를 보낸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별다른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채 방한 외교전을 마무리했다.

오는 22∼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지소미아 종료 시한 전 미국이 모종의 '막판 역할'을 할지가 관심이지만 '반전'의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거듭된 요청에도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강경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4∼15일 한국을 찾아 정경두 국방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 유지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공개 천명했다.

이어 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공개된 모두발언을 통해 "동맹국 간 정보공유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13일부터의 방한·방일 일정을 통해 지소미아 연장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달 초에는 스틸웰 차관보가 방한,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미 고위 당국자들의 방한은 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집중적으로 이뤄져 한층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를 통해 이뤄진 한·미 간 연쇄 회동에서 특별한 상황 변화로 이어질 계기는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번 주 중 막판 역할을 모색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일본 나고야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틸웰 차관보의 행보가 주목된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도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0시인 지소미아 종료 시한 직전에 한·미·일이 고위급 협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한 차례 더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미 에스퍼 국방장관의 방한 및 한·미·일 회담을 통해 별다른 변화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은 마당에 스틸웰 차관보 선의 협의에서 반전이 이뤄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 일본이 대한(對韓) 수출규제를 거둬들여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가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미국에 이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별다른 상황 변화 없이 23일 0시를 기해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미국은 지난 8월 한국이 종료 결정을 발표했을 때처럼 공개적 입장을 통해 불만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한국에 거듭 재고를 요청한 만큼 지소미아 종료로 한국이 미국의 요청을 내친 모양새가 되면 종료 결정 당시보다 한층 강도 높은 반응이 미국에서 나올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태국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이끌어 환담하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을 방문하는 등 한국이 나름대로 일본과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점이 감안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미국의 대폭 증액 요구로 진통을 겪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 미국이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관세 문제와 연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지, 아니면 시한을 추가로 6개월 연장할지 등을 조만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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