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집행부 선출에 협상 미뤄 현대제철 올해 교섭 중단 선언 현대重은 선거와 병행할 계획 강경대응 등 내부 피로도 누적 선거 결과에 분위기 바뀔 수도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부 조합원들이 사측의 교섭 불참에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부 제공
현대중공업과 현대제철이 노동조합의 차기 집행부 선출에 발목이 잡혀 사실상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을 내년으로 미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미 현대제철 노조는 교섭 중단을 선언했고, 현대중공업 노조는 교섭과 선거를 병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선거를 앞두면서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노조 내부에서도 파업 등 '강경' 대응에 대한 피로도 누적이 집행부 교체로 이어져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6월 19일부터 사측과 진행한 올해 임단협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통합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현 집행부의 교섭 지속과 차기 임원선거 실시에 대해 투표를 한 결과, 임원선거를 진행키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 노사는 차기 노조 집행부에 대한 선거 이후에나 교섭 테이블에서 마주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현 집행부 임기가 12월 말인 점을 고려해 차기 노조 임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오는 27일 지부장, 수석부지부장, 부지부장, 사무국장 등 차기 임원 선거를 진행한다. 다만 현대제철 노조와 달리 현 집행부는 임기 말까지 사측과 교섭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선거가 계획된 만큼 교섭에 대한 동력이 상실됐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제철과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파업 등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현대제철 노조는 창사 후 처음으로 5지회 공동교섭단을 결성해 임단협에 나섰다. 지난 10월에는 16~17일 이틀 동안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 임단협에 대우조선해양 인수까지 맞물리면서 부분파업과 파업을 수시로 벌여왔다.
앞으로 집행부 선거 결과에 따라 각 회사 노조 내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지켜지는 만큼 조합원으로서는 지속하는 파업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일부 현장 조직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계열 집행부에 불만을 드러내며 차기 집행부 선거에서 따로 후보를 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6년간 3연속 강성 노조를 선출해왔다. 현대제철 역시 5지회 공동투쟁으로 총파업까지 벌였지만, 사측의 반응이 없어 별다른 소득을 챙기지 못했다.
이미 각 업계가 대부분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점도 부담이다. 최근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임단협을 조기에 마무리한 만큼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는 일찌감치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고, 조선업계에서도 삼성중공업을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임단협을 매듭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