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 의원, 합의촉구 결의안 발의 정부 美인상압력 굴복땐 무효화 "한미동맹 상호호혜 원칙에 위배"
檢개혁 추진상황 점검 당정회의더불어민주당 김상희 검찰개혁특위 공동위원장(왼쪽부터), 박주민 공동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추진상황 점검 당정회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압박이 거세지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분담금 협정 국회 비준 거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부가 미국의 인상 압력에 굴복할 경우 국회가 나서 무효화 시키겠다는 것이다.
박정 민주당 의원은 14일 '한미 양국의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제11차 방위비분담금의 공정한 합의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간사다.
결의안에는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확보와 한미동맹의 신뢰성 보장을 통한 안보환경 개선이라는 원칙을 벗어난 내용은 협정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내용과 함께 '포괄적 한미 방위비 분담 요구는 기존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주둔군지위협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철회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이 언급한 '포괄적'이라는 표현은 현재 미국측이 요구하는 인상안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은 해외 주둔 미군의 직·간접적 비용까지 포괄적으로 부담해 우리의 방위비 분담금을 올해 분담금인 1조389억원에서 이에 약 5배에 달하는 50억달러(한화 6조원 상당)로 인상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의안에서 박 의원은 이와 함께 지난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 때 국회에서 제시한 6가지 부대 조건을 조속한 이행할 것과 한미 방위비분담금의 절차적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할 것,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실효성 있는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했다.
외통위는 지난 4월 '2018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 비준동의안을 의결하면서 △집행 내역에 대한 감사원 감사 △차기 협상에서 작전 지원 등 추가 항목 비신설 △차기 협상 시 합리적인 분담 기준 마련 등의 조건을 달았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 체결 이후 28년 동안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을 감안해 전년대비 3~4%씩 꾸준히 인상해 왔고, 지난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에서 2018년도 분담금보다 8.2% 인상된 금액에 합의했다"면서 "미국 측의 인도 태평양 안보 전략에 기반을 둔 해외주둔 미군 경비 요구는 기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 취지에도 맞지 않으며, 한미동맹의 상호호혜 원칙을 훼손하는 요구"라고 지적했다.
여당 내에서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방위비 협상 결과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국회 비준동의를 거부할 수도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미국의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며 "걱정하는 국민을 대신해 여야가 한 목소리로 공정한 방위비 분담 협상을 촉구하는 국회결의문을 채택하자"고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미국이 자국 이익만 따져 동맹국에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한미 동맹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윤상현 외통위원장은 여러 차례 분담금 대폭 인상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도 14일 논평을 내고 "미국의 부당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결코 굴복해서는 안된다"며 "외교와 안보만큼은 여야가 모두 함께 초당적으로 협력해 대응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국회가 최종적으로 비준동의를 거부하면 정부는 미국에 분담금을 지불할 수 없다. 여당은 미국과 협상 중인 우리 정부가 국회의 결의안 채택 움직임 등 부정적 반응을 전략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둘러 결의안 채택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