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재도약 위해 반드시 인수"
경쟁사보다 1조원 높게 입찰
'못다한 車의꿈 항공으로' 분석





아시아나 품은 HDC현산

[디지털타임스 박상길·이상현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사진)은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전, 그룹 실무진에 "그룹 재도약을 위해 반드시 인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인수 라이벌이었던 애경보다 1조원이나 높은 가격을 써냈는데, 그만큼 인수 의지가 강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형 매물을 인수한 기업이 휘청거리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정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지주사 전환 이후 1조500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토대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던 정 회장 입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상당히 매력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이 경쟁사보다 비싼 값에 '통 큰 베팅'을 하면서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것은 과거 선친과 함께 몸담았던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 회장의 선친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동생으로 현대차와 '포니' 신화를 일으킨 '포니정', 고 정세영 명예회장이다.

정몽규 회장은 정세영 명예회장이 반석에 올려놓은 현대차에서 경영수업을 받다가 1999년 3월 정주영 회장이 장자인 정몽구 회장에 자동차 경영권을 승계하기로 결정하자 선친과 함께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고 정세영 회장은 자신이 일군 현대차를 떠나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장남인 정몽규 회장은 2005년 선친이 타계한 이듬해 선친의 별칭을 딴 '포니정 재단'을 만들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그래서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당시 부자(父子)가 못다한 차에 대한 꿈을 항공을 통해 이루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몽규 회장은 2005년 4월 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뒤 현산을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내실있는 우량 회사중 하나로 키워냈다.

다른 건설사와 해외건설 플랜트 사업이나 대형 토목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때 현산은 오직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했다.

그래서 일각에선 정몽규 회장에 대해 "건설 확장에는 뜻이 없다, 건설사를 제조업(자동차) 마인드로 운영한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정 회장은 건설업을 확장하기보다 호텔, 면세점 등 유통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미래사업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작년 5월 지주사 출범 이후 미래 신사업 발굴, 사업 다각화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

정몽규 회장은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겸직하면서 평소 경기나 정부 정책 변화 등에 따른 사업 리스크가 큰 건설업 외에 안정적인 신규 사업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실무 차원에서 진두지휘한 현대산업개발 정경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아시아나항공 인수 배경에 대해 "본업인 건설업보다 항공업의 리스크가 작다고 판단했다"고 말한 것도 정 회장의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한다. 이뿐만 아니라 항공업은 HDC현대산업개발그룹이 현재 운영하는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선정되면서 정몽규 HDC 회장은 그동안 아시아나에서 지속된 악순환을 선순환 구조로 재편하고 안전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12일 용산아이파크몰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 회장은 "아시아나가 지금까지 상당히 성장해 왔고 지금 이렇게 어렵게 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꼭 좋은 회사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인수 후 약 2조원 규모를 신규로 투입하고 재무건전성을 개선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한다면 부채비율을 300% 미만으로 떨어트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되면 초우량 항공사로 기업기치가 올라가고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안전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큰 걱정은 안전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기체문제 및 비상착륙 문제 등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아시아나 인수를 통해 HDC그룹을 '모빌리티 그룹'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국가기간 산업인 항공산업이 HDC의 전략과 부합했고 육상, 해상, 항공 등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성장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의의"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명칭 검토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현재는 아시아나의 이름을 바꾸지 않을 방침이지만 HDC와 조화롭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끝까지 계약이 성사되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경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길·이상현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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