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인 경기도 일산 신도시 집값이 조정대상지역 해제 소식에도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같은 시기에 조정지역에서 풀리는 부산에서는 집값이 벌써부터 들썩거리자 일산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분위기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일산서구 집값은 지난 4일 기준 -0.01%를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 1월 21일 0.03% 이후 40주 만인 지난달 28일 보합(0.00)을 기록하며 진정세를 보였으나 일주일 만에 다시 하락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일산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일산 파밀리에2단지 전용면적 121.45㎡는 지난 10월 4억53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1월 실거래된 4억5500만원과 비교하면 300만원이 소폭 하락했다. 작년 9월 121.45㎡가 4억8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새 3200만원 떨어졌다.
이 주택형은 지난 5월 3기 신도시가 발표된 뒤 한달 만인 6월 3억5000만원까지 급격히 떨어졌다가 분양가상한제 시행 계획이 언급된 지난 7월 이후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덕양구도 지난달 28일 0.02%에서 지난 4일 0.01%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덕양구 삼송동 삼송2차 아이파크 전용 84.739㎡는 지난 10월 6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4월 6억1500만원에 첫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500만원 떨어졌다. 작년 10월 전용 84.739㎡가 6억97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새 1억원 가까이 급락했다.
고양시 전반적으로는 집값 침체가 지속됐지만 일산동구가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0.01%로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하며 전체 집값 하락은 방어했다.
일산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조정 지역 해제와 관련해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묻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지만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
일산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매물을 찾는 전화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게 걸려오거나 아예 없는 상태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호재에도 가격 회복세가 더디자, 일부 집주인들을 중심으로 가격이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 전까지 매물을 내놓지 말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조정지역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일산 집값이 회복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산의 경우 대부분의 주택이 낡아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등을 기대하기 어렵고 집값이 오를만한 호재도 없어서다. 공급 부담만 높아지는 3기 신도시는 본격화되고 있지만 교통 인프라 건설은 지지부진해 부동산 시장이 총제적 난국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정지역에서 해제되면 일부 규제가 풀리면서 투자 환경이 약간 좋아지는 수준이지 정부가 크게 지원하는 것은 없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예전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풍부한 유동 자금이 일부 몰리고 있지만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현재 부동산 시장 흐름과 분위기를 봤을 땐 일산 지역의 가격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