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인식에 임상 참여자 감소 인식 바꾸자면서 관련 예산 삭감 임상경험 축적 사업도 지지부진 정부는 '민간영역서 해결할 사안"
임상시험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과 국내 CRO(임상시험수탁기관)의 글로벌 임상 경험 축적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관련 예산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보건복지부의 임상시험 지원·진흥사업 위탁 운영기관인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재단이 복지부로부터 배정받는 예산은 2015년 42억원에서 2016년 40억원으로 줄었고, 이후 2018년까지 제자리걸음을 하다 올해 38억원으로 깎였다. 내년도 정부안으로는 올해와 동일한 38억원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현재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병원 등 의료업계에서는 약사법 개정으로 건강한 사람의 임상시험 참여 제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임상 참여자 모집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건강한 사람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경우, 임상시험일 전 6개월(기존 3개월) 이내에 임상시험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자로 선정한다는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이 통과돼, 지난 6월 12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임상시험 참여 제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반인 참여자가 절반으로 확 줄었다"며 "임상시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현재 대국민 임상시험 인식 개선 사업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수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대국민 임상시험 인식 개선 사업 및 K-클릭(한국임상시험포털) 운영 예산으로 5000만원이 집행된 바 있다.
국내 CRO(임상시험수탁기관)의 글로벌 임상 경험 축적을 지원하는 사업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임상시험지원재단은 해외 임상시험 개발시, 해외 CRO가 아닌 국내 CRO를 통해 임상을 진행하는 제약사에 임상시험 대행비용 중 일부를 지원(1개사에 최대 1억원 지원)하는 '임상시험 아웃바운드 지원사업'을 수행 중이다. 그러나 관련 사업에 배정된 예산이 1억원에 불과해 한 해에 1개사만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복지부에서는 대국민 임상시험 인식 개선과 CRO 역량 제고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5월 기획재정부에 임상시험지원재단 예산을 증액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에 강제 생체실험을 당했던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기본적으로 임상시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큰 국가"라며 "영리를 추구하는 제약기업이 아닌 국가가 나서서 안전성 등 임상에 대한 제대로된 정보를 알려주며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기재부에서는 이를 국가가 돈들여 해결하기보다 민간영역에서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국민 인식 개선뿐 아니라 CRO 역량 강화 지원을 위해 임상시험재단의 역할을 늘려야 할 시점이나, 재단이 사단법인이다보니 사업 확대에 필요한 예산을 증액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에 장기적으로는 재단의 성격을 공공기관으로 바꾸는 것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