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회의사당[연합뉴스]
일본 국회의사당[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중의원 해산 시기를 찾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 이를 둘러싼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일본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중의원을 구성하는 의원의 임기는 2021년 10월 21일까지로 임기 4년 중 절반이 지난 상태다.

군대 보유와 전쟁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해 패전국인 일본을 보통 국가로 탈바꿈하는 것을 꿈꾸는 아베 총리는 비원 달성을 위해 최적의 타이밍에 국회를 해산, 정국 주도권을 유지하려고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초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과 총리 공관에서 만나 11월 해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모리야마 위원장은 아베 총리에게 "11월에 중의원을 해산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고, 이에 아베 총리는 "그런 얘기가 있다"고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 후 처음으로 여는 추수감사 제사의 일종인 '다이조사이(大嘗祭, 11월 14∼15일)가 끝난 후 중의원을 해산할 것이란 관측을 낳았다.

일간지 산케이(産經)신문은 10일 야당이 난립하는 상황이라서 선거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지난달 단행한 소비세 증세의 충격이 경제 지표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베 총리에겐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태풍 하기비스 피해나 수해 복구가 한창인 상황에서 국회 해산으로 행정력을 선거에 소모하는 것은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아베 총리는 당장 해산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달 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각료의 잇따른 사임과 관련, 국회를 해산해서 국민 신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지금은 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약속한 것, 정책의 실현에 전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선 (해산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내년 초에 중의원을 해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나카키타 고지(中北浩爾) 히토쓰바시(一橋)대 교수는 "내년 초에는 꽤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로선 주요 정책의 성과를 내세우며 국회의 개헌 논의 상황 등을 명분 삼아 해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회 해산이 당장 올림픽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아니라서 이에 따른 부담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신문은 도쿄올림픽 개최 직전인 내년 7월 예정된 도쿄도(東京都)지사 선거와 더불어 총선을 하도록 일정을 맞춰 중의원을 해산하는 구상도 있다고 전했다. 국회에서 개헌 논의 등이 진전하지 않는 경우 2020년도 예산 성립 후 국회를 해산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도지사와 중의원 동시 선거를 추진해 자민당과 거리를 두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지사의 재선을 저지한다는 구상도 거론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 올림픽 종료 후도 아베 총리가 해산을 고려해볼 수 있는 시기로 꼽힌다.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성과로 내세울 수 있고, 만약 일본의 메달 성적도 좋다면 이를 발판으로 삼아 선거 압승을 기대한다는 시나리오다.

아베 총리가 내년까지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으면 2021년에 권력 누수(레임덕)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광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