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롯데그룹이 올 연말 유통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고강도 물갈이 인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유통업계 불황에다 '노재팬' 유탄으로 롯데쇼핑이 3분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내놓으면서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 BU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의 대표들이 대거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롯데쇼핑은 당기순손실 233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6억원으로 56% 급감했고, 매출액은 4조4047억원으로 5.8% 줄었다.
영업이익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중국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아 영업이익이 57.6% 감소했던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사실상 홈쇼핑을 제외하곤, 전 계열사에서 실적 부진이 뚜렷했다.
특히 이커머스 공세에 따른 마트 부진이 뼈아팠다. 롯데마트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5% 쪼그라들었다. 오프라인 매장의 침체에다 노재팬 여파까지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롯데하이마트도 경쟁심화로 판매단가가 낮아진 데다 계절가전 매출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48.3% 급감했다. 백화점은 3분기 영업이익 1041억원을 올리며 16.8% 증가했지만, 이마저도 매출 증가가 아닌 판관비 절감과 인천터미널점 편입에 따른 것이다. 오히려 매출은 7322억원으로 1.9% 감소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실적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다음 달 중순께 이뤄질 롯데그룹 인사에서 칼바람이 예상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확정받으면서 내달 정기 임원인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최근 신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 강조하며 고강도 인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창립 26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가 사상 처음으로 새 대표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등 인적 쇄신에 나선 점 또한 인사 태풍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사실상 유통 부문 수장 역할을 하고 있는 이원준 유통 BU장의 교체설이 곳곳에서 나오는 실정이다. 이 유통 BU장의 임기는 내년 3월에 만료된다.
롯데마트를 비롯해 유통 사업부문의 실적 악화는 심각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유니클로의 불매운동도 장기화하며 실적 개선폭을 제한하고 있다.
이 유통 BU장은 지난해 말 BU장 4명 중 2명이 교체될 때 유임된 바 있어, 올해 인사에서는 재연임이 쉽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롯데그룹이 변화의 바람 속에 있는 만큼, 올해 정기 인사에서 60세를 전후한 세대교체가 이뤄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현재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61),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61), 이동우 하이마트 대표(60),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60),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58) 등이 60세를 전후해 주요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 연말 인사에서 고강도 인적 쇄신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롯데가 최악의 위기 속 중요한 갈림길에 선 만큼, 인사 폭은 시장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