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들까지 나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실제 법안 통과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 통과의 또 다른 한 축인 의료계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방침에 크게 반발하며 입법 개정안 저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의료계 단체는 "손보사들이 실손보험 소액청구를 손쉽게 해, 환자들의 진료정보 등 빅데이터를 모두 수집하겠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소비자단체들은 "의료소비자 정보는 이미 종이문서로 제공되고 있으며, 소비자 편익을 위해 전자문서화 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7일 손해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17개 손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에서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 등의 민생법안 시행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고 결의안을 발표했다. 실손보험은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인 약 3400만명이 가입한 보험으로, 그간 번거로운 보험금 청구절차로 인해 청구 포기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간소화 움직임이 추진됐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손보사 입장에서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로 지급 청구 건 수가 늘어나면 불리하다"면서도 "점차 보험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어나고, 청구과정에서 번거롭고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줄여보려는 취지에서 청구 간소화 찬성으로 돌아선 상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대가 워낙 완강해 실제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의사협회 반대의 핵심은 실손의료보험 진료비를 의료기관이 대행해 청구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보험사가 질병정보를 새롭게 축적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실제 최대집 의협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노원구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실손보험료 소액청구를 손쉽게 해서 국민의 편의를 증대하려는 법안이 아니라, 청구대행 강제화를 통해 환자들의 진료정보 등 빅데이터를 모두 수집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험사들이 환자들의 진료 정보를 모두 수집하면, 과거의 진료 이력 등을 문제 삼아 보험금 지급이나 계약 연장을 거절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5일 열린 의협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8개 소비자단체(소비자와함께·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금융소비자연맹·녹색소비자연대·서울YMCA·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하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소비자교육지원센터)는 7일 '소비자를 위한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법안 통과! 의사협회는 왜 반대하는가?'라는 성명서를 내고 "이를 반대하는 이해당사자로 인해 무산되어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윤철한 경실련 실장은 "현재는 8개 공동행동으로 성명서를 낸 상태"라면서도 "추후 기자회견 등의 다양한 활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관련 법안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의 고용진ㆍ전재수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있으며, 정무위는 이달 20일과 21일 열릴 소위에서 다시 한 번 상정해 심사할 계획이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에서 열린 '소비자 신뢰회복과 가치경영을 위한 손보업계 결의'에서 김용덕 손해보험협회 회장(1열 가운데)을 비롯한 손보사 최고경영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2열서부터)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임영혁 더케이손해보험 사장, 김상택 SGI서울보증 사장, 권중원 흥국화재 사장,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최원진 롯데손보 사장, (왼쪽 1열서부터) 에드워드 러 에이스손보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 김용덕 손보협회장, 김정남 DB손보 사장, 양종희 KB손보 사장, 오병관 NH농협손보 사장. 손해보험협회 제공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에서 열린 '소비자 신뢰회복과 가치경영을 위한 손보업계 결의'에서 김용덕 손해보험협회 회장(1열 가운데)을 비롯한 손보사 최고경영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2열서부터)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임영혁 더케이손해보험 사장, 김상택 SGI서울보증 사장, 권중원 흥국화재 사장,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최원진 롯데손보 사장, (왼쪽 1열서부터) 에드워드 러 에이스손보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 김용덕 손보협회장, 김정남 DB손보 사장, 양종희 KB손보 사장, 오병관 NH농협손보 사장. 손해보험협회 제공
대한의사협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반대. 대한의사협회 제공
대한의사협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반대. 대한의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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