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 사장 교섭장 나섰지만
노사 입장차… 올해 넘길수도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사진)이 30년 몸담았던 친정 포스코를 떠난 지 일 년도 되지 않아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와 노동조합과 임금협상까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사는 최근 17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올해 6월 노사 상견례 이후 반년 가량이 지난 데다, 노조 집행부 임기 만료까지 겹치며 임단협이 자칫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동일 사장은 직접 노조와 교섭에 참석하며 올해 임금협상을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줄곧 교섭 대표로 안 사장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사측은 대표이사 참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이에 안 사장이 직접 교섭장에 나선 것은 그만큼 임협을 조속히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대제철 노사 간 견해차가 워낙 큰 상황이다. 임금 인상을 제외하더라도 '통상임금'에 발목이 잡혔다. 현대제철은 해마다 조합원에 지급하는 상여금 800%(기본급 대비) 가운데 명절 상여와 여름휴가비 명목으로 지급되는 150%를 제외한 650%를 두 달에 한 번씩 나눠 지급하고 있다. 상여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는 달에는 기본급만 받기 때문에 최저임금법을 충족하지 못하는 노동자가 생겨난다.

현대제철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기아차 노사가 합의한 방식의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한다. 두 달마다 한 번씩 지급하던 상여금을 반으로 쪼개 매달 주는 대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자는 것이다.

이에 현대제철 노조는 법원 판결에 따라 월 40만원, 연간 약 500만원 인상 효과가 있지만, 기아차 합의 기준을 따를 경우 월 3만원, 연간 약 40만원 인상에 불과해 '비교 불가' 사안이라고 반대한다. 연간 기준 금액 차는 10배를 넘어선다.

현대제철이 처한 현 상태로는 노조 요구를 곧이곧대로 들어주기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4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6% 줄어든 데다, 순손실 658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철광석 가격이 연초보다 20%나 상승했지만, 자동차강판, 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영향으로 작용했다. 일각에선 현대제철이 한 지붕 아래 있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제품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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