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4區·마용성 등 규제지역으로 해당 지역 정비사업 126개 단지 시세보다 30% 싼 아파트 쏟아져 결국 '로또 청약' 광풍 이어질 듯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6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에서 열린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부, 분양가 상한제 지역 발표
서울 강남구 개포동과 송파구 잠실동, 용산구 한남동 등 강남 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에 위치한 27개 동(洞)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이후 이들 지역에서는 주변시세보다 최대 30% 정도 싼 신규 아파트가 쏟아질 예정이어서 '로또 청약 광풍'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국토교통부는 6일 세종청사 중회의실에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서울 27개 동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2015년 4월 이후 4년7개월 만에 서울에서 부활하게 됐다.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이번에 상한제 대상으로 지정된 서울 27개동에서 추진위원회를 설립했거나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 단지(재개발 제외)만 줄잡아 126곳 8만4000여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강남4구 대상 단지가 118곳, 8만1000여가구에 달할 정도로 강남4구에 압도적으로 몰려 있다.
이곳 민간택지에서 일반 아파트는 이달 8일 이후,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내년 4월 29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한 단지는 분양가가 제한된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서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 분양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규제한 가격보다 5∼10%, 주변시세보다는 20~30% 정도 낮게 책정된다. 이 때문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5∼10년 간 집을 되팔 수 없고, 2∼3년의 실거주 의무도 채워야 한다.
국토부는 당초 동별 '핀셋 규제'를 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강남권 단지를 상한제로 광범위하게 묶었다. 이미 재건축이 한창인 잠원·반포 일대나 둔촌동, 개포동, 잠실동 등지는 물론이고, 압구정동 등 정비사업 초기 단지들도 상한제 대상지역에 포함시켰다.
강남구에선 개포·대치·도곡·삼성·압구정·역삼·일원·청담 등 8개 동이 지정됐다.
송파구에서도 잠실·가락·마천·송파·신천·문정·방이·오금 등 8개 동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게 됐다.
서초구에선 잠원·반포·방배·서초 등 4개 동이, 강동구에선 길·둔촌 등 2개 동이 지정됐다.
마용성에서도 1∼2개 동이 지정됐다.
마포구에선 아현, 용산구는 한남과 보광, 성동구에선 성수동1가가 각각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선정됐다. 영등포구에서도 여의도동이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국토부는 "강남 4구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높고 정비사업이나 일반 주택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을, 마용성과 영등포에선 일부 분양 단지에서 고분양가를 책정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곳을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도 과천과 분당 등 이번에 분양가 상한제 대상 후보지로 거론됐던 경기도 투기과열지구 중에서는 한 곳도 지정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번에 지정되지 않은 지역도 정밀 모니터링을 벌여 주택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 신속히 추가 지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분양가 상한제 지정을 피한 과천과 서울 흑석동, 북아현동 등지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상한제 대상지역이 아닌 곳이나 신축 아파트, 청약 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한다.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산업실장은 목동이나 흑석뉴타운·재개발 사업지 등으로 투자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정부가 과열지역을 추가 지정한다 해도 신축 등 기존 아파트로 쏠리는 관심까지 막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핀셋 규제 대상 지역이 늘게 되면 결국 주택 공급 부족 논란으로 이어져 집값 불안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