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당 대표들의 리더십 문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당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조차 쓴소리가 이어질 정도로 리더십을 둘러싼 갈등이 일파만파 커지는 모양새다. 총선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야 당 대표들이 리더십을 회복해 총선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당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 대표가 사퇴 압박을 받는 데는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극소수'라고 규정한 것이 기름을 부었다.
이 대표는 '조국 정국' 이후 일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이 대표는 지난 30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 당원 70만명 중 당 게시판에서 사퇴를 요구한 사람은 2000명 정도로 아주 극소수"라며 "그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대다수 당원의 뜻에 따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전해지며 민주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해찬 대표 퇴진'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원은 3일 오후 2시 기준 1만9600여명이 동의했다.
여기에 당 내부적으로는 혁신·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이철희·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의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그러나 초선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도 이 대표는 이렇다 할 자구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당내에서 일고 있는 지도부 책임론 및 쇄신 요구 등을 비롯한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야당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리더십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황 대표는 조국 사퇴 표창장,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가산점,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시도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색소폰 연주 동영상까지 올리며 뭇매를 맞고 있다. 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는 1일 '오늘, 황교안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황 대표는 청남방과 조끼를 입고 색소폰을 불며 등장해 자신의 성장과정과 법조인이 된 계기 등을 소개했다.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행보로 풀이되지만 당 안팎에선 탄식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친박이 친황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박근혜 때 하던 주류 행세를 다시 하고, 비박은 뭉칠 곳이 없어 눈치나 보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돼 버렸다"며 "이런 레밍정치, 계파정치를 타파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표 달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한국당의 현 상황을 꼬집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이명박.박근혜 시절에는 그럭저럭 당을 꾸려 왔으나 이제 그 카리스마조차도 없어진 마당에 계파정치가 계속될 것 같은가"라며 "국회의원이라도 한번 더 하고 싶다면 자성하고 참회하고 최소한 소신과 품격은 갖추라"고 일갈했다. 홍 전 대표는 전날에는 "색소폰은 총선 이기고 난 뒤 마음껏 불라"고 황 대표를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자신의 리더십에 관한 비판을 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황 대표는 2일 창원 마산합포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저지·국회의원 정수 축소 촉구 관련 좌파독재 실정 보고대회'에서 "싸우다 보면 이길 수도, 실수할 수도 있다. 이길 때만 박수치고 실수한다고 뒤에서 총질할 것이냐"라고 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가 지난 1일 '오늘, 황교안입니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영상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며 본인의 성장 과정을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