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적자 애물단지 취급받다
3년전 '나소야' 인수로 매출 반등
글로벌 채식주의 열풍 힘입어
올 2000억원 달성 무난할 듯



수년째 지속된 적자로 '골칫덩어리' 취급 받던 풀무원식품 미국 법인이 실적 정상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두부 브랜드 '나소야' 인수 이후 채식주의 열풍에 힘입어 현지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는 한편, 상품 가짓수(SKU)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실적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풀무원식품의 미국 법인 풀무원 USA(Pulmuone U.S.A) 매출은 10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했다. 이 기간 당기순손실 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32억원)보다 손실폭을 40억원가량 축소했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에 진출 한 이후 미국 현지 회사를 잇따라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고, 2013년 흩어져 있던 현지 법인을 합치면서 현재의 풀무원 USA를 출범시켰다.

일찌감치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풀무원 USA는 출범 이후 해마다 적자를 내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K-푸드가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개년간 누적 적자만 1317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풀무원 USA가 2016년 미국 두부 점유율 1위 브랜드 나소야를 인수하면서 분위기는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나소야 인수전인 2015년 972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다음해인 2016년 1490억원으로 덩치를 불렸고, 지난해에는 1782억원으로 늘었다.

아시안 마켓 등 한정된 유통 채널에서만 판매하다가 나소야 인수 이후 주요 마켓까지 판매 채널을 확대한 결과다. 풀무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교민을 상대로 한 아시안 마켓, 유기농을 판매하는 내츄럴 마켓에서만 판매를 하다가 나소야 인수 이후 본격적으로 메인 마켓으로 진출하면서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현지 법인의 적자를 축소하기 위해 SKU의 60% 가량을 구조조정 하는 등 체질 개선의 노력도 서서히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나소야가 인수 당시 미국 두부시장 1위 회사였지만 수익성과 설비노후 등 문제가 있었다"며 "인수 이후 설비를 교체하고 미국 시장에 맞춰 라인업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SKU 구조조정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올해 풀무원 USA가 연간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채식주의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식물성 고기시장이 지난해 119억달러에서 2025년 21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풀무원 USA의 수혜가 점쳐지기 때문이다. 미국 또한 채식주의자 비중이 2014년 전체인구 4%에서 지난해 8%로 확대됐다. 향후 2~3년 내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커졌다. 하나금융투자는 2021년 하반기 풀무원 USA가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고 2022년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풀무원은 나소야를 통해 미국 두부 시장 점유율 74%를 수성하게 됐다"며 "미국 사업은 오랜 시행착오 및 구조조정 끝에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두부가 대체육으로 뜨면서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미국에서 출시한 고단백 두부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률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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