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석수 확대 합의 주장에
나경원 "철회 안하면 법적 조치"
바른미래 非당권파 부정적 입장
민주당, 협상과정서 유동적 전망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와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최고위원들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와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최고위원들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방이 사법개혁안에서 선거제도 개혁안으로 불똥이 옮겨붙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사법개혁안을 12월3일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하면서 사법개혁안 협상에 여유가 생기자 선거제도 개혁안 중 의원정수 확대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쪽은 의원정수 확대를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걸고 넘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심 대표는 제가 의석수 확대를 합의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이를 철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31일 바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지난 27일 심 대표가 여야 5당 원내대표 합의에 의원정수 10% 확대가 포함돼 있다는 취지로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황교안 대표 역시 이 자리에서 "범여권의 의석수 늘리기 야합이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면서 "국회의원 늘리는 게 정치개혁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 오히려 의석수를 줄여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느냐"고 따졌다. 한국당은 이날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회의원 의원정수 확대에 반대하는 여론이 많고, 비례대표 폐지를 찬성하는 의견이 과반이라는 주장을 폈다.

바른미래당은 의견이 엇갈려 있다. 비당권파인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 의원 등은 의원정수 확대에 부정적이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의원정수 확대에 힘을 실었던 심 대표를 겨냥해 "조국 사태 때는 눈치당 하더니, 이번에는 의원정수 늘리는 밥그릇당 하겠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오 원내대표는 전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의원 정수 확대는 국민 동의를 구하기도 어렵고, (선거제도 개혁을) 무작정 반대하는 한국당에 날개를 달아 주는 일"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손학규 대표는 의원정수를 늘려서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의원정수 확대의 고삐를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고심이 깊다. 의원정수를 현행 300석으로 유지한다는 당론을 정했지만 선거제도 개혁안 처리 시점이 다가올수록 내부에서도 의원정수 확대 없이 비례대표를 늘리는 게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선거구 축소가 불가피한 지역일수록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아직 의원정수 유지라는 공식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지만, 패스트트랙 여야 4당 공조를 깨지 않으려면 협상 과정에서 유동적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은 이미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 연동형 비례대표를 하는 것으로 당론을 확정했기 때문에 그 원칙을 갖고 협상하겠다"면서 "국회의원 세비를 줄여 의원을 늘리자는 의견도 있는데 국민들은 그걸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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