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조국 사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이후 첫 유감 표명이다. 당 내 의원들 사이에서 지도부 쇄신 요구가 번지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검찰개혁이란 대의에 집중하다 보니 국민, 특히 청년들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며 "이 점 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로 당 지지율이 바닥까지 떨어질 정도로 위기감을 느꼈고, 지도부 책임론과 당 혁신·쇄신론 요구가 커진 만큼 대표 차원에서 수습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분열된 여론을 통합하고 이탈한 지지층을 다시 결집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당 안팎의 쇄신 요구에 "여당의 쇄신이라는 것은 결국 국민의 요구에 맞는 정책을 잘 만들어 어려움을 풀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당직 개편 얘기는 당내에서 없었지만 총선기획단이 발족하고 선거기획단을 만들 때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도부 책임론에는 "당원 70만명 중 당 게시판에서 사퇴를 요구한 사람은 2000명 정도로 아주 극소수"라며 "그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대다수 당원의 뜻에 따라 운영해야 한다. 선거가 다섯 달 밖에 안 남았는데 지도부가 물러나면 선거를 포기하라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대표는 검찰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번 일은 검찰이 가진 무소불위의 오만한 권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검찰개혁을 향한 국민들의 열망도 절감했다"며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검찰 내부의 조직 문화와 잘못된 관행들을 철저하게 개혁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과 관련해 인재 영입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호중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을 발족했고 곧 인재영입위원회도 출범시킬 계획"이라며 "당의 가치를 공유하는 참신한 인물을 영입해 준비된 정책과 인물로 승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당 복귀 문제에는 "최장수 총리인데다 차기 대선 주자로 지명도가 높아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당원이 있다"면서도 "총리 의향뿐만 아니라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뜻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사권자가 따로 있어 당에서 더 말하기엔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제11차 정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