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운영 결과에 이제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임기 반환점을 앞둔 문재인 정부에 '남 탓하지 말고 정책을 전환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0대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집권 3년 차를 지나고 있는 문 대통령은 본인이 자초한 경제 위기를 피해 가려 해서는 안 된다"며 " 북한의 도발과 막말에 단 한 마디 항의도 못하고 기승전 북미대화에 매달리다 오리무중의 상황에 빠진 외교·안보 문제 또한 남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문제는 자신만이 옳다는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이라며 "대통령이 자기 자신을 혁명정부의 수반으로 착각하고 '나만이 옳고, 남들은 모두 틀렸다'는 독선적인 자세로 국정을 대하는 순간 대한민국은 불행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정점에 있는 사건이 '조국 사태'"라며 "문 대통령은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땅에 떨어뜨리고, 온 나라를 두 동강 낸 국민 분열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원내대표는 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이 '검찰을 정권의 시녀로 만드는 일'이라고 폄훼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한 검찰개혁을 제대로 해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 원내대표는 검찰개혁과 함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법 문제를 놓고도 쓴소리를 늘어놨다. 오 원내대표는 "선거법을 힘으로 강행처리하면 새롭게 정권을 잡은 쪽에서 또다시 힘으로 고치려 드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라며 "합의가 어렵다면 최소한 일방적인 강행처리만큼은 피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모색하자"고 했다. 아울러 "페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현행 소선거구제, 그리고 중대선거구제 세 가지 대안을 동시에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본 회의 표결에 앞서서 전원위원회를 소집하고 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무제한 토론을 거쳐 국회의원 각자의 양심에 따른 자유투표로 결정하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 원내대표의 연설에 "기승전 '대통령 탓'이란 인식과, 현재의 정치·경제 상황과 한반도 주변 정세 인식은 자유한국당과 총론에서 같았다"고 혹평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검찰개혁의 의지는 보였지만, 바른미래당의 당론으로 채택한 공수처 설치에 대해선 사실상 입장을 번복했다"며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힌 만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찰개혁입법에 대안을 제시하는 등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건전하고 합리적 보수 정치 세력의 확대는 우리 국민도, 민주당도 바라는 바"라며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새로운 보수정당을 기대해보겠다"고 덧붙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