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업계 지각변동 예고…양강 KB·하나 독주 체제 끝나나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대신자산신탁과 신영부동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등 3곳이 최근 금융당국의 부동산신탁업 본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영업채비에 나서면서 국내 부동산신탁업계 재편의 서막이 열렸다. 10년 만에 신규로 진입하는 3사는 저마다 초기 영업기반 확보를 통한 역량 강화에 집중하며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어 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부동산신탁과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지난 2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부동산신탁업 인가를 받았다. 8월 인가 신청에 나선지 2개월여 만이다. 대신자산신탁은 이미 7월 일찌감치 본인가를 받아내 내년 중 리츠 관련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같은 듯 다른'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면서 기존 11개 부동산신탁사들과의 경쟁에 가세한다는 방침이다
대신자산신탁은 부동산과 금융의 융합 서비스를 통해 토털 부동산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대신금융그룹의 전략방향에 맞춰 토털 자산관리서비스가 가능한 회사로 성장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부동산의 개발 및 임대, 관리서비스를 비롯해 중개, 투자상품 제공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리츠AMC 인가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전했다.
신영부동산신탁은 '중소형 부동산 자산관리'를 앞세워 언더독의 반란을 준비한다. 박순문 신영부동산신탁 대표이사는 "일반 개인고객 대상 중소형 부동산 자산관리 시장을 개척하고 자산가치 제고를 위해 부동산 개발부터 자금조달, 자산관리에 이르는 부동산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비즈니스로 고객 편익을 높일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주주로 참여한 신영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젠스타 등과 발휘할 시너지를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도 '핀테크와 ICT 결합' 등을 승부수로 삼은 이번 대전을 자신하고 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 관계자는 "부동산신탁 시장 첫 진출이지만 초기 계획한 핀테크-ICT결합 등 혁신적인 서비스제공 약속을 차근차근 실행하며 부동산신탁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차별성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신규 진입사들의 사업계획서를 보면 트렌디한 디지털 자산관리 등으로 온통 현실화까지 많은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장 시장에 의미 있는 임팩트를 주려면 일단 트렉레코드를 쌓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녹록지 않은 부동산신탁업황에 먹거리가 줄어드는 현실을 감안한 경쟁 격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숫자로 증명된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 지표만 봐도 미분양이 많은 지방은 대략 40% 넘게 빠졌고 올해가 작년보다 어려웠는데 내년엔 더 암울하다"며 "한정된 시장 속 경쟁사는 늘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주요 사업이던 책임준공 분야에서 '파이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된 가운데 양강 독주체제를 이어가던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 등은 수익성 저해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신규사에 2년간 차입형 사업을 못하게 한 만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책임준공 신탁상품 구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입형을 빼고는 책임준공과 '그 외의 것'으로 양분되는 부동산신탁시장에서 그 외의 것은 사실상 리스크에 프리한 수익성 적은 박리다매 비즈니스라 아마도 신규사들은 책임준공 상품부터 도전하게 될 것"이라며 "책임준공의 기반은 신탁사의 신용도로 지금까지 지주계열의 KB, 하나가 주도했는데 최근 지주계열로 편입한 신한아시아, 우리국제 등도 경쟁력을 갖게 돼 책임준공 시장 내 경쟁은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