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본사 원칙적 반품 불가 일부는 재고분 판매도 못하게해 제조사에도 보상 요구 어려워 "상생 외치더니 손실보자 등돌려"
편의점주들이 액상형 전자담배·일본계 맥주의 재고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편의점업계가 일본맥주와 액상형 전자담배 등 '골칫덩이 재고'에 고심하고 있다. 사실상 판매가 불가능한 제품이지만 편의점 본사는 "원칙적으로 본사로의 반품은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내세우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편의점 본사가 일본 불매·국민 건강 등의 명분만 가져가고 실제 손해는 가맹점에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주요 편의점들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액상형 전자담배의 공급을 중단했다.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면서 담배의 주 판매처인 편의점들이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문제는 기존 재고분의 판매도 중단한 GS25의 개별 점포들이 보유한 재고다. 남아있는 재고를 소진할 때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유지하기로 한 다른 편의점들과 달리 GS25는 포스(POS)에서 판매를 중단했다. 그럼에도 본사로의 반품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개별 편의점주들이 팔 수도 없는 재고를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GS25는 앞서 수입맥주 관련해서도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 GS25는 10월 맥주 할인 행사에 코젤 등 아사히그룹이 보유한 맥주를 포함했다가 이 사실이 알려지자 MD의 실수라며 행사를 취소했다. 이 과정에서 행사 맥주를 주문한 일부 점주들이 반품을 요구했지만 발주는 점주의 선택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본사가 실수를 한 상황임에도 피해는 가맹점주가 떠안은 셈이다.
다른 편의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CU와 세븐일레븐 등도 지난 여름 일본 맥주 불매 운동에 동참하겠다며 4캔 1만원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했지만 점주들이 보유한 일본 맥주의 반품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반품은 불가"라며 회피했다.
이에 대해 편의점 본사는 자신들이 제조사가 아닌 '유통업자'이기 때문에 제조사가 반품을 받아주지 않을 경우 반품을 진행할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KT&G는 이번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중단과 반품 건에 대해 "제조사와 편의점 간의 반품은 제품 결함이나 단종 등의 사유가 있을 시에만 가능하다"며 "이번 사안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규모유통업법 10조 4항에 따르면 '본사가 손실을 부담하고 제조사에 반품 동의를 얻을 경우'에는 반품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본사가 재고를 직접 떠안을 경우엔 반품이 가능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평소에는 가맹점과의 상생을 외치다가 손실을 보는 상황이 오자 발을 뺀 꼴이다. 애국·국민 건강 등을 앞세워 기업 이미지를 개선한 편의점 본사가 그에 대한 손해는 가맹점주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나 일본 맥주 모두 현재 비중이 높지 않은 상품이다보니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점주 입장에서는 손해를 본 셈 치고 상품을 빼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