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하회했다. 전문가들의 내년 성장률 전망도 밝지 않은 가운데 내년 초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25일 종가 기준 연 1.435%에 거래됐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전인 이달 15일 금리(연 1.281%)와 비교하면 금리 인하 이후 총 0.154%포인트가 올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렸으나 시장금리는 오히려 반등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 시장금리 추이와 달리 한은이 내년 중 한 차례 이상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한은은 지난 24일 3분기 GDP가 전기 대비로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3분기 성장률이 기대에 미달하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은 2%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5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2%로 낮췄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흐름은 아직 하방 국면에 머물고 있다"며 "수출과 재고가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방어할 수는 있겠으나 민간 부문 수요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전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미·중 무역협상 추이와 반도체 경기다. 최근 미중 양국이 스몰딜(부분합의)을 이룰 것이란 소식이 나온 뒤 낙관론이 커졌지만,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국채 금리에 대중 관세 추가부과나 철폐는 반영돼 있지 않은 상태"라며 "만약 (협상이 결렬돼)관세가 추가로 부과된다면 'R(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경기도 관건이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중반에는 반도체 경기도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문기관의 전망을 인용했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업황 회복이 한은의 예상 시나리오보다 지연될 경우 통화정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두 번 더 낮추면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에 진입하게 된다. 올해 이미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한은이 추가로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경우 기준금리는 연 0.75%로 떨어지게 된다. 한국도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한국 금리 전망의 가장 큰 변동 요인은 실효하한에 대한 인식으로 판단된다"며 "경기가 계속 부진해 기준금리가 연 0.75%로까지 인하될 가능성이 부각되면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해 제로금리라는 가보지 않은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