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27조 10% 증가에도
기저효과에 품질 선제투자 덕분
쎄타엔진 품질비용 6000억 발목
신차·환율 고려 사실상 어닝쇼크


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한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웃지 못했다.

쎄타2 GDi 엔진 관련 품질 비용 6000억원 지출로 악화할 것으로 예고됐던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신차 중심의 판매 확대와 미국 시장에서 인센티브 절감, 우호적이었던 환율 여건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어닝쇼크' 수준이라는 평가다. 현대차 측은 지속하는 품질 관련 비용 지출 증가로 단기적 재무 부담이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 신뢰 회복과 브랜드 가치 제고를 우선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부진 예고됐다지만…예상보다 더 심각 = 현대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9년 3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영업이익 3785억원, 매출 26조968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 매출은 10.4%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작년 3분기 에어백 제어기 리콜, 엔진 진단 신기술(KSDS) 적용 등 품질 관련 비용 요인으로 5000억원을 반영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이익 증가는 '기저효과' 덕분이다. 작년 3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분기 기준 최저치였다. 특히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도 밑돌았다. 증권가는 올해 3분기 현대차가 영업이익 5333억원, 매출 25조84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대차가 예고했던 6000억원의 쎄타2 GDi 엔진 품질 관련 비용을 반영한 결과였다. 부정적 요인을 고려했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실적을 내놓은 것이다.

더욱 뼈아픈 점은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작년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팰리세이드에 이어 소형 SUV 베뉴를 출시하며 SUV 풀제품군을 완성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북미 시장에서 무분별한 판촉도 자제했다. 환율은 올해 8월 원·달러 환율은 1233원까지 치솟았다. 작년 3분기 1100원대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에 우호적이었다. 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현대차는 약 1200억원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한다.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매출이 오른다는 의미다.

실제 증권가는 애초 현대차가 3분기 무난히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가 쎄타2 엔진 관련 보증을 발표하기 전날인 10월 9일까지만 해도 최대 1조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6000억원의 품질 비용을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인 10일 이후 증권사들은 컨센서스를 내려 잡기 시작했다. 현대차 역시 "쎄타2 엔진 등 품질 관련 비용을 제외하면 약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품질'에 올인…"장기적으로 보겠다" = 현대차의 3분기 실적 부진의 주요인은 품질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차가 쎄타2 GDi 품질 관련 비용으로 인식한 비용만 6000억원이다. 여기에 작년 3분기 반영했던 품질 관련 비용(5000억원) 외 추가적으로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 만족도 제고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쎄타2 GDi 엔진 평생 보증과 미국 집단 소송 화해를 추진했다"며 "관련 비용에는 기존 실시 중인 KSDS 캠페인 확대 적용 등 선제적 품질 관리를 위한 비용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인 재무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신뢰 회복과 브랜드 가치 제고를 우선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앞으로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유럽·중동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기 등 부정적 요인으로 세계 경기 부진이 심화되며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현대차는 소비자 중심 경영과 브랜드 경영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착실히 다져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