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소통·교류 촉진 제안
양국 관계악화 전환 '변곡점'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꽉 막혀 있던 한일관계에 대화 물꼬를 텄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는 이날 만남에서 중요한 이웃국가인 한일 양국이 등을 돌리고 있는 현 상황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한일·한미일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서 시작돼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8월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악화일로를 걸어온 한일 관계의 분위기를 바꿀 '변곡점'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총리는 이날 일본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오전 11시 12분부터 33분까지 21분간 단독 회담했다. 예정된 10여 분보다 배에 이르는 동안 대화를 나눈 것이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총리는 회담에서 '한일관계의 경색을 조속히 타개하기 위해 양국 외교당국 간 대화를 포함한 다양한 소통과 교류를 촉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는 이날 면담에서 한일관계를 해결할 수 있도록 '소통'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아베 총리는 이 총리와의 면담에서 "국가 간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으나 "(한일관계)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당국간 의사소통을 계속해 나가자"며 한걸음 진전된 태도를 보였다. 이 총리는 "일본이 그런 것처럼, 한국도 1965년 한일기본 관계조약과 청구권 협정을 존중하고 준수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한일 양국이 지혜를 모아 난관을 극복해 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응했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외교 관례상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으나 한일 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할 중요한 파트너라는 내용이 담겼다. 양국 현안에 대해 조기에 해결할 수 있도록 서로 관심을 갖고 노력하자는 취지라고 보면 된다"면서 "더불어 일왕 즉위식 축하와 레이와 시대 일본 국민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친서에 감사를 표한 뒤 문 대통령이 태풍 피해를 입은 일본 국민에게 위로전을 보내준 것에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만남이 한일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정부 관계자는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정부는 항상 열려 있다. 다만 정상회담을 갑자기 할 수는 없고, 어느 정도 양국 정부 간에 실무적인 정치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번 회담에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이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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