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정부가 해외에서 폐 손상 및 사망 사례가 지적된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사용 중단'을 강력하게 권고하면서 담배업계는 "자사 제품과는 관계가 없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 브리핑'을 열고 "최근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해 폐 손상과 사망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국내에서도 유사한 의심사례가 신고됐다"며 "안전관리 체계 정비와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쥴(쥴랩스), 릴 베이퍼(KT&G) 등의 액상형 전자담배와 릴 하이브리드(KT&G), 플룸테크(JTI) 등의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가 유통되고 있다.
쥴 랩스와 KT&G는 일제히 "정부의 우려에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자사 제품에 THC와 대마초 추출물, 비타민 E 화합물 등 문제 물질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KT&G 관계자는 "현재 정부 당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 방향이 결정되면 성실히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스틱 또는 캡슐에 액상 카트리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자담배 업체들은 '이번에 문제가 된 액상형 제품과는 다른 제품'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선을 그었다.
JTI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에서 "플룸테크는 논란이 되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무관하다"며 "중증 호흡기 질환 원인으로 추정되는 THC·비타민 E 아세테이트를 함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릴 하이브리드 역시 액상에 니코틴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쥴을 비롯한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시들고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 궐련 담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반사 이익을 안겨다 줄지, 혹은 전자담배 전체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추이를 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 권고에 담배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사진은 23일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있는 박능후 복지부 장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