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외 지음 / 미래사 펴냄
역사는 사실(事實)이다. 역사학은 사실에 대한 해석이라 할 수 있다. 논리도 없이 마음내키는 대로 해석해선 안 된다. 더구나 사실을 왜곡 과장하거나 거짓을 토대로 기술한 역사는 역사가 아니다. 역사학이란 이름도 붙일 수 없다. '역사 선전지'에 불과하다. 스스로 속이는 짓이다. 자기기만은 단 한줌의 가치도 없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일제 35년은 역사와 역사학이 괴리되는 시기다.
'반일종족주의'는 바로 그 괴리를 파고든다. 우리가 배우고 알고 있던 사실에 적어도 의문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책에 따르면, 초·중·고 교과서에서 배웠고 배우고 있는 일제 35년 역사 중에는 '마음대로' 그러니까 감정이 이입된 사설(私說)이 적지 않다. 진실인양 제시된 역사적 사실이 과장되거나 날조된 것이 허다하다. 한 예로, 일제가 벌인 조선토지조사사업은 교과서에서 적혀있는 대로 토지를 수탈하기 위한 사업이 아니었다. 농민의 자발적인 신고를 우선했다. 조사된 농지 487만 헥타르 중 12만 헥타르 약 2.5%만이 지주와 일제간 분쟁이 있었다. 그런데도 총칼을 앞세워 농민을 수탈한 것으로 교과서는 적고 있다. 이는 작은 것에 현혹돼 큰 것을 못 보는 우매한 일이다. 일제는 단순히 몇 마지기 땅에 욕심이 있었던 게 아니고 한반도를 저들의 영속적인 영토로 만들기 위한 야욕에서 토지조사사업을 벌인 것이다.
책은 이밖에 위안부 및 강제징용 문제와 이른바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해 증거와 데이터에 입각한 논변을 편다. 우리가 미디어로부터 검증 없이 수용한 '사실'들이 변질된 것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반일종족주의'는 친일도 반일도 아닌, 데이터라는 사실에 입각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자 한 '20세기판 징비록'이라 할 수 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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