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뒷줄 맨오른쪽)이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합동 농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농민 단체 관계자들은 공개 간담회를 요구하며 정부 측과 실랑이를 벌이다 퇴장해 간담회는 파행으로 끝났다. <연합뉴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뒷줄 맨오른쪽)이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합동 농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농민 단체 관계자들은 공개 간담회를 요구하며 정부 측과 실랑이를 벌이다 퇴장해 간담회는 파행으로 끝났다. <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여부 결정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지위 포기시 직접 타격을 받는 농민 의견 수렴을 위해 22일 농민단체들과 간담회를 열었지만, 정부의 입장 공개 표명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간담회가 파행으로 끝났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경제적 발전도가 높은 국가가 WTO 내 개도국 지위를 이용해 특혜를 누리고 있다면서 WTO가 90일 내 실질적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이들에 대한 개도국 대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마감 시한은 23일이다. 정부는 당장 23일에 입장을 밝히지 않고, 이르면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개도국 지위 포기 여부를 확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개도국 지위 포기에 무게 중심이 쏠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민관합동 농업계 간담회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미래에 전개될 WTO 협상에서도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며 농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간담회에는 정부 측에서 기재부·산업통상자원부·농림수산식품부의 담당 국·과장들이, 농업인단체에서 한국농축산협회·한국농업인단체연합·축산관련단체협의회·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한국낙농육우협회·한국토종닭협회 회장·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개도국 특혜는 국내 농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사안으로, 정부는 (농민단체) 의견을 충분히 듣고 최대한 고려해 신중하게 정부 입장을 마련할 것"이라며 농민단체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정부 측은 간담회를 비공개로 개최할 것을 요구했지만, 농민단체들은 공개적으로 하자며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 농민단체들은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가 농민단체를 데리고 너무 장난을 치고 거짓말만 했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도 농업에 아무런 피해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정부와 농민단체 간 신뢰가 이미 깨졌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김 차관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6개 항목으로 (농민단체 측이) 요구사업을 정리해왔고, 그에 대해 정부 입장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밝혀달라고 했는데, 바로 확정적으로 정부 입장을 발표하기엔 부처 간 의견조율과 논의가 필요한 사항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전까지 농민단체 간 입장 조율이 안 됐는데, 이번에 6개 요구항목을 정리해온 게 달라진 점"이라며 "농민단체에 다시 간담회를 하자고 제안하려 한다"고 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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