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저도 수기 결재 안 한다. 예전부터 싫었다. 얼굴 맞대고 앉았을 때는 서로 만나서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은 하지 마십시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수기결재'를 사용하는지 묻는 한 직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왜 일을 이렇게 할까. 내 잘못이 뭘까. 포인트만 몇 줄이라도 의사만 전달되면 된다"고 했다.

이날 열린 타운홀미팅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현대차는 올해 3월 자율복장 근무제를 도입한 이후 처음 열었고 이후 5월에는 미세먼지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진행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처음에 와서 같이 말씀을 나눌까도 생각했었고, 세 번째쯤 됐으니 와서 생각도 얘기를 하고 여러분 생각도 듣고 싶어서 나왔다"고 타운홀미팅 참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이 타운홀미팅에 참여한다는 소식은 이전부터 알려졌기 때문에 양재동 사옥 내에선 행사 참가를 위한 직원들의 줄이 끊이질 않았다. 행사 시간이 오후 12시 20분부터였던 점을 고려하면 점심시간 '꿀' 같은 휴식도 포기했다. 양재동 사옥 대강당이 수용할 수 있는 좌석 800개 대부분이 가득 차면서 일부 인원은 서서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정장을 입고 다니던 직원들이 캐쥬얼한 차림으로 대강당에 몰려들었다"며 "점심시간에 열린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찾은 것 같다"고 놀랐다.

정 수석부회장은 타운홀미팅을 통해 직원들과 격 없는 대화를 이어갔다. 현대차 주식 걱정을 하는 직원에는 "저도 걱정이 많이 된다. 저도 주식이 있다"고 답하는 한편, 스트레스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잘 잔다. 7~8시간 잔다"며 "많이 먹고, 맛있는 것 먹고 별다른 특별한 기술은 없다"고 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이뤄진 현대차그룹 내 조직개편, 인사, 업무, 문화 등 전반적인 변화는 지속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갑자기 과격하게 변화하면 힘들 수 있다"면서도 "변화가 훨씬 더 많아질 것,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화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여러분의 능력을 200~300% 발휘할 수 있는 하는 것으로 모든 포커스를 그쪽에 맞춰서 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쏟아지는 직원들의 질문에 행사는 애초 예정됐던 시간인 오후 1시를 넘겼다. 정 수석부회장은 "저만 하면 재미없고 돌아가면서 하고, 저도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직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직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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