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등 월가 3대 IB도 중국에 눈독”…해외법인 대출 허용으로 영업력 확대 기대감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대형증권사들이 글로벌 투자금융(IB)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은 중국 현지법인을 확대하며 IB 대전의 무대를 넓혀나가고 있다. 중국계 거대 사모펀드(PEF)의 영향력과 해외 IB들이 중국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는 현 시장 판도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에서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증권사의 자금력과 그간의 해외투자 경험은 승부수로 삼겠다는 의지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업계 2위인 NH투자증권은 이달 초 미래에셋대우로부터 북경현지법인장을 영입했다. 합병 이전 대우증권 출신 최강원 상무를 영입한 것으로 현재 NH투자증권 북경현지법인장인 주희곤 대표와 함께 각각 한국과 중국 IB 데스크로 세워 협업을 통한 사업 간 시너지 확대를 목표했다.
홍콩이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비해 비교적 더딘 출발 탓에 상대적으로 부진한 중국 IB 데스크 확대를 통해 실적 반등에 탄력을 붙이기 위함이다. 북경현지법인은 6개의 해외현지법인 가운데 상반기 유일하게 당기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홍콩(178억원)과 인도네시아(44억원), 뉴욕(4억원) 현지법인에서 각각 작년 당기손익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올들어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현지법인에서의 성과가 빛을 발한 점은 해외거점 확대에 거는 기대를 키웠다. 실제 6개 대형사 해외현지법인의 상반기 실적 현황을 보면 NH투자증권이 당기순이익 기준 223억원을 기록, 지난해 연간 누적(156억원) 대비 43% 초과 달성하는 등 손익을 대폭 늘렸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도 수익원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추세다.
특히 중국의 경우 인력확충 등 초기투자 비용 대비 성과가 큰데다 향후 홍콩 IB 거점 등과 시너지를 내기 효과적이어서 글로벌 IB들도 전략 지점으로 삼고 나서기 시작한 상황이다.
편충현 하나금융투자 IB1본부장은 "최근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가 3대 IB가 모두 중국 현지 IB 합작사 인수에 나서며 중국의 거대 캐피탈마켓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성장성이 떨어졌다고 해도 5% 이상 성장을 하는 국가의 IB 시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중국에 가면 삼성전자 같은 회사가 수두룩하다고 하는 것처럼 중국계 PEF도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크다"며 "중국으로 무대를 옮겨나가는 외국계 IB들과의 진짜 대전을 치르기 위해서라도 중국 현지법인 데스크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회사도 중국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나 M&A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다만 "증자는 이사회 의결도 거쳐야 하는 것인 만큼 시간이 걸릴 문제"라며 조심스러워 했다.
한편 정부가 최근 증권사의 해외계열사에 대한 대출(신용공여)을 허용하면서 이들 대형증권사들의 해외법인의 영업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자본시장법상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초대형 IB는 해외계열사에 대한 대출이 금지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자회사 신용공여가 가능해지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수혜는 중국과 동남아 현지법인이 될 것"이라며 "현재 자금수요가 가장 강하게 발생하고 있는 이들 해외계열사에 대한 자금수혈이 뒷받침될 경우 이전보다 훨씬 활발한 영업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