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사 등 3건이상 다중채무
상환 위기땐 도미노 금융 경색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또 하나의 악재는 금융부실이다. 아직 위험 수위는 아니라는 게 금융 전문가들이 평이지만, 이미 위험 상황이 목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부실 채권이 갑자기 터지면 우리 사회에 급속한 '신용경색'을 불러온다. 부실이 부실을 만드는 악순환의 소용돌이가 시작될 수 있다. 옛 외환위기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가계대출만 1500조 원에 이른다. 자칫 신용경색이 올 경우 그 피해를 상상하기 힘든 이유다.

현재 전체 대출채무자 10명 중 2명 이상은 은행·카드사 등에서 3건 이상의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1인 평균 대출액은 1억2000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미 부실 규모에 있어 '빨간 불'이 켜진 상태인 것이다.

21일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전체 대출보유자는 1938만5316명이며 이 중 422만9703명(21.8%)은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중채무자의 대출 금액은 6월 말 현재 509조1240억원으로 이는 전체 대출보유자 대출금 1591조9790억원의 약 32.0%에 달하는 수준이다. 다중채무자 1인 평균 대출액은 1억2037만원이다.

다중채무자 부채 규모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4년 말 340조8710억원(약 347만명)에서 올해 6월 말 509조원(423만명)으로 지난 5년 동안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중채무자를 소득수준대로 분류하면 소득수준이 연 3000만원대 다중채무자가 119만9735명(약 28.4%)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이 진 빚은 94조994억원 규모다.

다중채무자 채무의 업권별 대출현황을 살펴보면 은행권 대출이 275만2944명(251조 91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카드사 224만5417명(26조5360억원) 캐피털 158만5676명(32조3756억원) 상호금융 120만678명(117조657억원) 저축은행 103만8549명(19조2092억원) 순이었다. 대출 보유기관수 별 다중채무자 현황을 살펴보면 3개 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가 218만7007명(51.7%·260조974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김정훈 의원은 "은행과 카드사 등 동시에 3건 이상의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연체와 부실의 위험이 높은 대출 대상"이라면서 "이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져 돌려막기 식으로 빚을 갚다 보면 결국 파산할 가능성이 크고 이 여파는 금융시장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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