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한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국회가 22일부터 본격적인 '예산 전쟁'에 돌입한다.

국회는 22일 정부로부터 513조5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청취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같은 날 내년도 예산안 공청회를 여는 데 이어 28∼29일 종합정책질의, 30일과 11월 4일 경제부처 예산 심사, 11월 5∼6일 비경제부처 예산심사를 벌인다.

국회 각 상임위원회도 소관 부처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진행한다.

내년도 예산안의 감·증액을 심사할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는 11월 11일부터 활동에 들어간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는 11월 29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내년도 예산안의 본회의 처리 법정시한은 12월 2일이다.

여야는 이 같은 예산안 심사 일정표에 따라 내년도 나라 살림을 정밀 심사한다. 사상 처음 500조원을 초과한 내년도 '슈퍼예산안'을 놓고 일자리예산·남북협력기금 등 곳곳에서 여야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여당인 민주당은 적극적인 재정 투입 필요성을 주장할 방침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균형 재정'만을 고집하다가는 경기 침체와 재정 건전성 악화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관련 분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반면 한국당은 올해 예산(469조6000억 원)보다 44조원가량 증가한 규모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한 것은 심각한 '재정 중독'의 결과라며 대폭 삭감을 벼르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예산안 곳곳에 '선심성 퍼주기' 예산을 배치했다고 보고 현미경 심사를 하겠다는 각오다.

바른미래당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재정 확대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는 입장이다. 다만 선거를 겨냥한 포퓰리즘 성격의 예산은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각오다.

여야 간 예산전쟁에서 최대 쟁점은 역시 일자리 예산과 남북협력기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일자리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인 25조7697억 원으로, 올해(21조2374억 원)보다 21.3% 증가했다.

민주당은 어려운 경기상황에서 서민 생활의 근간인 일자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반드시 원안을 지켜내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은 지난달 6일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됐을 때부터 일자리 예산에 대한 큰 폭의 삭감을 예고했다. 고용 창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일자리 예산은 그야말로 청년층·노년층 등을 향한 '퍼주기 예산'이라며 불필요한 예산 항목은 철저히 걸러내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질 낮은 단기성 청년·노인 일자리, 구직자들에게 매달 50만 원씩 지원하는 한국형 실업부조는 총선을 앞세우다 경제를 파탄 내는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올해보다 10.3% 늘어난 남북협력기금(1조2200억 원)을 놓고도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남북협력기금은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해 온 '평화 경제'의 기반을 구축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한 지렛대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역설해 원안 규모를 지켜낼 방침이다.

민주당은 또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회안전망 복지 예산 확대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한 지출이란 점을 부각할 생각이다. 보건·복지·노동 부문 내년도 예산은 올해(160조9972억 원)보다 12.8% 증가한 181조5703억 원으로 편성됐다.

반면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에서는 남북협력기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며 올해 대비 증액이 아닌 감액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아울러 내년도 보건·복지 분야 예산에는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성격의 '눈먼 돈'이 다수 포함됐다고 보고 면밀히 가려내겠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차관 출신인 송언석 의원은 "전년 대비 증액된 예산의 47%에 해당하는 20조6000억 원이 보건·복지·노동 예산에 배분됐다"며 "반면 연구·개발 분야에는 8.2%인 3조6000억 원만 배분됐다. 이는 일본 경제보복에 대응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목소리와 배치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17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심사소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해철 위원장(가운데)의 주재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심사소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해철 위원장(가운데)의 주재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