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헛바퀴만 돌고 있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법개혁안을 움직일 수 있도록 바른미래당과의 재공조를 추진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이견을 보였던 바른미래당과 접점을 찾아 합의안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강력한 패스트트랙 공조는 여전히 민주당의 정신이라는 점을 확인해드린다"면서 "바른미래당이 (16일 회동에서) 공수처 설치를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패스트트랙에 참여했던 모든 정당의 뜻이 여전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여야 교섭단체 3당 협상과 달리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패스트트랙에 참여했던 모든 정당의 의견도 경청해서 합의를 모아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검찰개혁과 선거법 개정에 대해 열어놓고 각 당의 의견을 다시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먼저 바른미래당과의 조율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도 공수처 법과 관련해 원칙적으로는 민주당의 공수처 법안을 추진하더라도 바른미래당의 공수처 법안과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바른미래당이 권은희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 설치법이라면 먼저 처리할 수도 있다고 했다"면서 "공수처 설치법에 대해서 바른미래당과 서로 충분히 협의해 합의안을 도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로 사법개혁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오는 26일로 패스트트랙 상임위원회 심사기한이 끝나는 사법개혁안을 이달 안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안고 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본격적으로 논의하자고 시작한 여야 3당 교섭단체의 '3+3' 회동에서는 공수처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 방향에 이견만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여야가 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으나 정당 간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오히려 사법개혁안은 오히려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사법개혁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가결까지 원할하게 진행하려면 패스트트랙 공조 유지가 필수다. 민주당이 바른미래당과의 합의안을 고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협상의 여지를 갖고 있는 바른미래당과 달리 공수처 설치를 극렬히 반대하는 한국당은 요지부동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는 '조국 구하기' 일환일 뿐"이라며 "민주당은 검찰 특수부 축소를 '조국표 검찰개혁'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하더니, 정작 '특특특특수부'나 다름없는 공수처를 만들겠다며 자가당착과 자기모순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미경·윤선영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