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와 40대가 서울 주택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30대는 주로 비강남권, 40대는 강남3구 아파트 매입에 집중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30대와 40대가 서울 주택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30대는 비강남권, 40대는 강남 3구의 똘똘한 한채를 집중적으로 매입하며 내 집 마련에 나섰다.
14일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매 거래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기준 서울에서 매매 거래된 아파트 3만1292건 중 3040세대가 매입한 비중은 1만7322건으로 55%를 차지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수요의 절반 이상이 3040세대라는 뜻이다.
연령대별로는 갈아타기 수요가 많은 40대가 1∼8월 누적 기준 8719건을 매입해 가장 많았고 30대가 8603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보다 자금 여력이 좋은 50대가 같은 기간 6150건, 60대가 3574건을 매입하는 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3040세대의 아파트 매입이 공격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의 3040세대는 베이비부머 세대인 부모들의 하우스푸어를 경험한 세대다. 이들이 부모 세대의 아픔을 겪고도 기존 주택 매입에 공격적으로 나선 이유는 역대급 규제에도 집값은 계속해서 오르지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너무 높아 새 아파트로는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30대가 올해 1∼8월 누적 기준 서울 자치구 중 아파트를 가장 많이 매입한 곳은 노원구(845건)였고 송파구(645건), 강서구(457건) 순이었다.
40대는 강남 3구(서초구·강남구·송파구)에 위치한 '똘똘한 한채' 매입에 집중했다. 강남구가 894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 809건, 서초구 498건 순으로 아파트 매입이 많았다. 비강남권에서는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지역 중에서는 노원구에서 839건으로 가장 많이 매입했으며 양천구에서도 600건을 매입해 교육 여건이 잘 갖춰진 서초구보다도 매입 건수가 많았다.
부동산 업계는 역대급 규제에도 집값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지만 청약 경쟁률이 높은 등 제도가 불리해지자 다소 무리하게 주택 구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시장에서 30대의 등장은 수요층간 세대 교체로 볼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자칫 부(富)의 대물림으로 계층간 위화감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무리하게 대출을 끼고 주택을 구매하면 집값 하락시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