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기원 바이오센서 기술 이전 1㏄당 바이러스 100개 이하도 가능 3대 식중독 바이러스 언제나 검출
라디안큐바이오 직원들이 노로 바이러스 검출 센서를 테스트하고 있다. 라디안큐바이오 제공
연구사업화 현장을 가다 <4> 식중독 현장진단 기술 상용화 라디안큐바이오
최근 방문한 서울 금천구 라디안큐바이오. 직원들이 첨단 설비 앞에서 노로 바이러스 검출센서를 제작하고 있었다. 연구소에서는 연구원들이 센서의 특성을 분석하고 검출 정확도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김범기 라디안큐바이오 대표는 "수년간 공들인 식중독균 검출센서의 양산 준비를 마무리하고 연 100만개 생산이 가능한 시험설비에서 제조를 시작했다"면서 "내년 1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5년 계측기 기업으로 출발한 라디안큐바이오(전 라디안)에 미세유체역학 기술을 이용한 바이러스 검출센서는 미래를 건 신사업이다. 김범기 대표는 계측기에 이어 자동심장 충격기로 사업을 확장한 데 이어 진단키트를 미래 주력 제품으로 개발해 왔다.
가천대가 보유한 공공 연구성과를 토대로 자동심장 충격기를 성공적으로 상품화한 경험이 있는 김 대표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도 대학에서 찾았다. 양성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기계공학부)가 개발한 바이오센서 기술의 미래 가능성에 주목하고 2016년 기술을 이전받아 상용화에 매달려 왔다. 기술을 이전한 광주과기원과 라디안이 라디안큐바이오라는 합작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준비하다, 라디안과 라디안큐바이오가 통합돼 한 회사가 됐다. 여기에 양성 교수가 공동 대표로 합류하면서 회사는 신사업에 집중하는 체계를 완성했다.
이 회사가 선보인 센서는 식중독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로 바이러스를 15분 내에 현장에서 검출해 준다. 금 나노구조물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통해 초고감도 센싱 기술을 구현한 게 핵심이다. 이를 확장하면 또다른 식중독 원인인 로타나 아데노 바이러스도 센싱할 수 있어 3대 식중독 바이러스를 언제 어디서나 걸러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식중독 사고로 인해 매년 1조3000억원의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하지만 기존 기술로는 바이러스 검출에 3~5일이 걸려 음식물을 섭취하기 전 바이러스 유무를 확인하는 게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 기술을 이용하면 학교 등 대형 급식시설에서 음식을 내놓기 전 미리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 과거에 없던 식중독균 사전 검출이란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낸 것이다.
김범기 대표는 "그동안은 기술이 없어서 불가능했지만, 자동심장 충격기가 공공기관이나 500세대 이상 아파트에 의무화됐듯 식중독균 사전 검출센서도 상용화 할 경우, 대형 급식시설에서 도입이 의무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센서는 물질 1㏄당 바이러스가 100만개 정도 돼야 측정이 가능했지만, 이 회사가 개발한 센서는 100개 이하여도 검출이 가능하다. 노로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최적의 물질을 설계하고 검출에 효과적인 구조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가능하다.
회사는 상용화 R&D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이 기술사업화를 돕는 '산학연 공동연구법인 지원사업'의 5년 지원을 받으며 안정적 투자를 해 왔다.
특히 센서에 들어가는 금 나노입자의 양을 줄여 경제성을 높이는 게 중요한 과제였다. 김 대표는 "센서에 들어가는 금의 양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방법을 시도하다 스펀지 같은 다공구조로 만들어 원가를 대폭 낮췄다"면서 "이전에는 면에 금 나노입자를 묻혀서 센싱하던 것에서 다공성 구조로 바꾸면서 금의 양을 1000분의 1로 줄이면서 같은 수준의 센싱 정확도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미세유체역학 기술은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회사는 양성 교수가 보유한 혈액분리 기술도 이전받아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암 등 질병 진단, 박테리아 검출도 확장 가능한 영역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바이오헬스 사업을 계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내년에 기술성 평가를 거쳐 2021년께 IPO를 하고, 확보한 재원을 투자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미 미국에서 12개 품목을 FDA에 품목 등록하고, 혈액 전처리 키트와 노로 바이러스 검출센서에 대한 인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 진단기기 기업과도 제휴를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이란 과도기에 사업을 전환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으로 유망한 기술을 찾아 사업화까지 연결했다"면서 "특히 중소기업들이 과감한 혁신과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게 평소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도 100년 전에는 방직기계를 만드는 회사였다"면서 "중소기업들이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매년 엄청나게 나오는 기술을 국가의 지원을 받아가며 활용해 미래 디딤돌을 만들면 충분히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