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의 정책자금 몰아주기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시행되는 정책금융 프로그램 수혜기업 중 상당수가 다른 프로그램으로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른 중복지원금은 총1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선동 의원(자유한국당)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시행되고 있는 정책금융 프로그램 수혜기업 385개 중 이미 다른 프로그램으로 자금을 지원받았던 기업이 95개, 중복지원금액만 978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은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81개 기업에 1조6034억원을, 환경·안전투자 지원프로그램 32개 기업에는 3269억원, '4차 산업혁명 파트너 자금' 272개 기업에 2조38억원 등 총 385개 기업에 시설과 운영자금 명목으로 3조9341억원의 정책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수혜기업 385개 중 95개는 이미 다른 정책금융상품 혜택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개 프로그램에 투입된 3조9341억원 중 24.9%에 해당하는 9781억원이 다른 프로그램으로 지원받았던 기업에 투입된 것이다. 특히 중복지원기업이 과거에 받았던 정책자금은 9873억원으로, 신규로 받은 지원금 9781억원 보다 많아, 정책금융 혜택을 받고 있는 기업에 또다시 정책금융 몰아주기를 한 것이다. 2017년, 2018년에는 3가지 프로그램으로 600억원의 지원을 받은 기업이 올해 또 다시 695억원을 지원 받은 사례도 발견됐다.
기업은행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원기업 875개 중 46개(5.3%), 지원금액 1조3479억원 중 991억원(7.4%)이 중복지원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환경·안전투자지원 프로그램 중복지원기업이 과거에 받았던 정책자금은 922억원으로 신규 지원금(347억원)보다 2.7배나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김선동 의원은 "정책금융이 특정기업에 집중되면 특혜 의혹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지원이 꼭 필요한 회사라면 직접투자, 간접투자 등 지원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에 저리의 정책금융이 특정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성승제기자 bank@dt.co.kr